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른 '다크호스' 북한과 평가전에서 1대 1 무승부를 기록한 가운데 두 팀의 경기가 연이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5일 오후 7시(현지시간)부터 친선경기가 펼쳐진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의 4만 관중석은 평일임에도 거의 다 찼다. 우리나라에서 성탄절은 휴일이지만 베트남은 평일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부부젤라를 요란하게 불고 베트남 국기를 힘차게 흔들며 박항서호의 선전을 기원했고 북한과의 경기임에도 대형 태극기가 내걸렸다. 작은 태극기를 든 팬들도 심심찮게 보였다.
북한 응원단 50여 명도 자국 대표팀을 힘껏 응원했다. 인공기를 흔들고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선전을 기원했다. 미모의 여성 응원단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주베트남 김도현 한국대사와 김명길 북한대사는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하면서 가끔 축구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후반 9분 베트남의 응우옌 띠엔 린 선수가 선취골을 넣었을 때는 베트남 팬들이 일제히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 직전 김영준 북한 대표팀 감독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는 등 친밀감을 나타냈다.
박 감독은 또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 감독이 젊지만 훌륭한 감독이라는 언론 보도를 봤다. 북한이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경기를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컵 예선에서 대결하는 이란, 이라크처럼 체력이 좋은 팀을 상대로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앞서 김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열심히 뛰는 것 같았다. 오늘 정말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다음 달에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이란, 이라크, 예멘과 조별리그를 펼친다. 북한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레바논과 경쟁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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