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면적 1758.9㎡ 단독주택
작년 169억→올해 270억원
이태원·성북동 등도 줄줄이 올라…보유세 50% 상승지역 속출
다주택자 내년 최고 3배 오를 듯
[ 민경진 기자 ]
대기업 회장, 유명 연예인 등이 모여 사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독주택 세 가구 중 한 가구의 공시가격이 작년 대비 50% 이상 훌쩍 뛸 전망이다. 한국감정원은 지난달 19일부터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다음달 7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은 뒤 다음달 말 최종 확정해 발표한다.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에 올라온 한남동 내 표준주택 112가구 중 39가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50%를 웃돈다.
고가 주택 공시가 50% 이상 상승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한남동 주택(대지면적 1758.9㎡, 연면적 2861.83㎡) 공시가격은 작년 169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60%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전국에서 가장 비싼 개별단독주택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소유한 한남동 주택(2983㎡, 1245㎡)으로 261억원에 달했으나 올해는 2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최고가 표준주택의 중위권 자리도 뒤바뀔 전망이다. 올해 처음 표준단독주택이 된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강남구 삼성동 주택(1033.7㎡, 2617.37㎡)은 작년 135억원에서 올해 168억원으로 평가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용산구 이태원동 주택(1006.4㎡, 1184.62㎡)도 올해부터 표준단독주택으로 선정되면서 작년 108억원에서 올해 165억원으로 약 53% 오른다는 통보를 받았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한남동 주택(1118㎡, 488.99㎡)은 95억1000만원에서 141억원으로 48.2% 상승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6년 매입한 한남동 주택(969.9㎡, 903.46㎡)은 88억원에서 132억원으로 50% 정도 뛰었다. 이중근 부영 회장의 한남동 집(631.0㎡, 325.86㎡)은 56억9000만원에서 82억8000만원으로 45.5% 올랐다.
인기 연예인이 소유한 일부 주택의 공시가격도 50% 이상 오를 예정이다. 배우 송중기·송혜교 부부의 이태원동 신혼집(602㎡, 371.65㎡)은 지난해 53억4000만원에서 올해 80억7000만원으로 51.1% 뛰었다.
‘원조 부촌’ 성북구 성북동의 공시지가 상승세도 가파르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성북동 자택(2089.0㎡, 728.06㎡) 공시가격이 86억9000만원에서 114억원으로 31.1% 오르는 등 표준주택 120가구 중 34가구 상승률이 20%를 넘을 전망이다.
고가 주택 보유세 폭탄
한국감정원은 매년 1월 말 표준단독주택 22만 가구의 가격을 공시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이 가격을 참고해 나머지 396만 가구 단독주택 가격을 매년 4월 공시한다. 정부는 이 자료를 증여세·상속세 등 각종 세금과 개발부담금 부과 기준으로 사용한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성북구 1억원대 주택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95% 수준이지만 강남구 60억원대 주택 공시가격은 25%에 그쳤다. 고가 주택일수록 시세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이 공시되는 경우가 많아 그동안 형평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세무 전문가들은 평균적으로 시세의 40~50% 수준인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50~70% 수준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고가와 저가 주택 간 시세 반영률 균형을 맞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한남동의 주택 공시가격이 높게 나온다면 그만큼 고가 주택이 밀집돼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공시가격이 오르면 소유자가 내야 할 보유세도 따라 오른다. 1주택자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합계가 전년도의 150% 미만으로 제한된다. 원종훈 KB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한남동 소재 A단독주택 공시가격이 26억5000만원에서 40억원으로 오를 경우 주택 보유세는 1131만원에서 1697만원으로 오른다. 매년 집값 상승률을 5%로 가정했을 때 2020년 2468만원, 2021년 2698만원, 2022년 2946만원으로 상승한다.
하지만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훨씬 더 크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및 3주택 이상 소유자는 전년도의 최고 300%까지 세금을 낼 수 있어 ‘보유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대폭 늘리는 8·2 대책은 지금까지 나온 부동산 대책 중 가장 정교한 정책”이라며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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