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흉한 글로벌 증시·유가…ELS·DLS 투자자들 "어쩌나"

입력 2018-12-27 07:00  



세계 증시의 부진과 함께 유가도 급락하면서 이들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상품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올 3분기 ELS와 DLS 발행액은 급감했으며, 증시 하락 여파에 만기 전에 수익을 지급하는 '조기 상환'도 감소했다.

◆주가 하락에 ELS 발행액 42% 급감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 ELS 발행액은 1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24조7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상환액은 10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20조3000억원에서 50.2% 대폭 감소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세계 경기둔화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크게 하락한 탓이다. ELS의 기초지수로 자주 활용되는 홍콩H지수는 올 하반기 들어 7% 넘게 떨어졌다. 지난 10월 말에는 작년 5월 이후 처음으로 10,000선을 내줬다. 2013년 이후 줄곧 상승세를 탔던 S&P500지수도 하락 구간에 접어들었다. 하반기 동안 지수는 13.7% 급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지수 하락에 따라 투자 수요가 줄고 있다"며 "기초자산 급락 시 원금손실 가능성은 존재하는 만큼 ELS 발행과 판매 현황에 대해 상시 점검을 지속하고 기초 자산과 상품 구조 다변화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LS는 일반적으로 계약 후 3년이 지난 만기 시점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손실 구간(녹인·판매 시점 대비 40~60% 이하)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투자 시점보다 지수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으면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낮아지고 손실을 볼 위험성도 커진다.

◆국제유가 급락에 DLS도 '불안'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원유를 기초 자산으로 삼고 있는 DLS도 손실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 3분기 DLS 발행액은 5조7000억원으로 전분기(8조5000억원) 대비 32.7% 줄었다. 상환액은 5조원으로 전분기(7조4000억원) 보다 32.4% 급감했다.

원유 DLS는 ELS처럼 유가가 일정 가격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5~8% 수익을 보장하지만, 가입 시점에 비해 45~50% 이상 떨어지면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42달러까지 주저앉으면서 투자자들의 손실 위험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3.06달러(6.7%) 내린 42.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만약 WTI가 연고점을 찍은 지난달 3일(76.41달러) 기준으로 DLS에 가입했다면 WTI가 42달러 아래로 내릴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LS의 기초자산 중 상당수가 유가로 최근 유가 급락세가 연출되면서 DLS 투자자로서는 현재의 평가손실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금감원 측은 "DLS는 원금손실 위험이 있어 위험성이 높은 투자상품이므로 반드시 상품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하고 본인 책임하에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투자자들에게 당부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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