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포함한 온라인상의 유명인을 뜻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유통업계를 휩쓸고 있다. 일부 인플루언서들의 경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로 상품 판매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업계 '큰 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 인기 인플루언서, 협업 제품 '완판 행렬'
27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H&B스토어 랄라블라에 따르면 최근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유이라(EUYIRA)'의 12월 첫 주 매출이 전월 대비 184% 증가했다.
랄라블라는 지난 11월 SNS 유명 뷰티 인플루언서 김수미 대표가 운영하는 유이라의 '씨더매직 톤업크림'과 '써스트 릴리프 하이드레이팅 앰플'을 온오프라인 매장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판매 개시 이후 '씨더매직 톤업크림'은 전 매장에서 품절 사태를 빚으며 랄라블라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목표수량의 200%를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메이크업 브랜드 메이크힐이 홀리·라뮤끄·씬님 등 인기 뷰티 인플루언서 3인과 협업해 판매한 에어젯 벨벳 립스틱은 1차 생산량이 모두 팔렸다. 3명의 유튜버가 해당 제품으로 메이크업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메이크힐은 2차 협업을 준비 중이다.
같은달 화장품 업체 글로시데이즈가 뷰티 인플루언서 이사배와 함께 내놓은 '이사배박스'도 5분 만에 4000개가 나가며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앞서 화장품 업체 미미박스와 뷰티 인플루언서 포니가 선보인 '샤인이지글램' 아이새도우도 출시 40분만에 2만5000개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같이 '스타 인플루언서'의 마케팅 효과는 상당하다. 인플루언서가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상업적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된 포니, 이사배, 씬님, 라뮤끄 등의 경우 유튜브 페이지 구독자 수가 수십만에서 수백만명에 달한다. 연예인 못지 않은 팬덤을 보유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 SNS '인플루언서' 모시기 바쁜 유통업계
인플루언서가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 유통업계는 인플루언서 모시기에 나섰다.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홍보비가 들지만 기대 이상의 광고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백화점, 홈쇼핑, 면세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3월 '상아튜브'를 통해 명품관에 입점된 '톰포드 뷰티'의 신제품 소개하고 메이크업 노하우를 담은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 해당 동영상은 6만여명이 조회했다. 매출 증대 효과도 봤다. 동영상 공개 이후 갤러리아 온라인 몰에서 '톰포드 뷰티'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인플루언서 초청 오프라인 팝업행사를 정례화했다. 지난해 1회성 이벤트로 진행한 인플루언서 마켓 '신세계 브랜드 서울'에 20~40대 고객들이 몰리면서 목표 대비 2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매년 5, 9월 정례화해 SNS 브랜드 및 디자이너들의 판로 확대의 장(場)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에 입점할 인플루언서를 직접 발굴하는'인플루언서 커머스 프로젝트팀'을 만들었다. 이들이 올해 진행한 세 번의 인플루언서 의류 브랜드 팝업스토어는 일주일 안팎의 행사 기간에 모두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 일반적인 의류 브랜드 팝업스토어의 일주일 매출이 약 5000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현대홈쇼핑은 온라인 쇼핑몰 'H몰'에 SNS 인플루언서 패션, 잡화 브랜드를 한곳에 모은 ‘훗(Hootd)’을 오픈했다. 향후 현대백화점에 인플루언서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정기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매우 효과적인 광고수단"이라며 "미래 고객인 20~30대 젊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온라인과 SNS채널을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