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연료 LNG 판매 2년새 20배 이상 뛰어
현대重·대우조선·삼성重, LNG船 건조 경쟁력 최고
올 대형 선박 수주 싹쓸이
[ 박상익 기자 ] 세계 선박 시장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이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일환으로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유황유, 벙커C유를 선박 연료로 사용하던 해운회사들은 LNG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에는 모처럼의 ‘단비’다. LNG 운반선 발주가 늘어나면 국내 조선업의 정상 궤도 진입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LNG 전환 서두르는 선사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선박 벙커링(연료 공급) 항만인 로테르담 항만에서 저유황유와 벙커C유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864만8000t이던 로테르담 항만의 벙커C유 판매량은 지난해 726만5000t으로 감소했다. 반면 지난 상반기 선박용 LNG 판매량은 2016년 전체 판매량의 20배를 웃돌았다.
선박 연료로 LNG 사용이 급증한 것은 각국의 환경 규제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은 지난 10월부터 자국 연안을 황산화물 배출통제구역(ECA)으로 지정했다. 각국이 정한 배출 기준을 위반하면 벌금 부과와 함께 선박 구금 조치가 이뤄진다. 일부 국가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질소산화물·이산화탄소 배출 기준보다 엄격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벙커C유 및 저유황유 사용을 억제하는 정책 기조로 운항 중인 선박의 LNG 전환도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현재 2만3000척가량의 중고 선박 중 5700여 척이 LNG 추진 방식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 선박까지 LNG로 전환할 경우 선박 연료 시장에서 차지하는 LNG의 위상은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선박의 LNG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LNG 벙커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만도 늘고 있다. 시설 투자가 활발해지면 세계 25대 항만 중에서 24곳에서 LNG 연료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LNG 사용 확산에 조선사 ‘희색’
각국 정부는 환경 문제를 고려해 각 산업에서 LNG 사용을 늘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LNG 3901만t을 수입해 세계 2위 LNG 수입국이 됐다. 중국은 탄소 및 미세먼지 배출 저감을 위해 산업용과 난방용으로 LNG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로 LNG 수출을 매년 확대하면서 LNG 물동량이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각 산업 부문의 LNG 사용이 늘면서 LNG 운반선 발주도 증가하고 있다. LNG 운반선 제작에 강점을 가진 국내 조선사엔 대형 호재다. 시장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발주된 16만㎥ 이상 대형 LNG 운반선은 58척이었다. 이를 현대중공업(24척), 대우조선해양(17척), 삼성중공업(17척)이 싹쓸이했다. 세계 최대 규모 LNG 선사인 로열더치셸도 LNG 운반선의 용선 규모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LNG는 친환경성과 효율성이 높아 난방, 수송, 전력 등의 분야에 두루 쓰이고 있다”며 “조선·해운업계의 LNG 수요도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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