돝섬·도투머리…전국 돼지관련 지명 112곳

입력 2018-12-30 18:16  

전라·경상 등 남쪽 77곳 달해, 먹거리 풍부…돼지 많이 길러

의성 도직골·삼척 돗밭골은 산돼지 피해 많은데서 유래



[ 서기열 기자 ] 경남 창원의 돝섬(사진), 강원 삼척의 돗밭골, 충남 보령의 도투머리, 경기 이천의 저명산(猪鳴山·도드람산) 등 전국에 걸친 이들 지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돼지와 연관된 이야기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은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 해를 맞아 전국 지명을 분석한 결과 돼지와 관련된 지명은 112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남이 27개로 제일 많았으며 경남(21개) 전북(16개) 경북(13개)이 뒤를 이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이들 지역이 평야가 많은 남쪽 곡창지대로 상대적으로 먹거리가 풍부해 돼지를 많이 길렀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십이간지의 열두 번째 동물인 돼지는 시간으로는 해시(오후 9~11시), 방향으로는 북서북, 달로는 음력 10월에 해당한다. 이 시각과 방향에서 오는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동물로 여겨진다. 돼지는 제천의식의 제물로 사용돼 희생을 의미하고, 신통력이 있는 영물로 길조를 나타내기도 하며, 한꺼번에 많은 새끼를 낳기 때문에 재물과 다복을 대변한다.

제물로 돼지를 사용한 지명으로는 전북 김제 ‘사직’, 경북 울진 ‘돗진’, 충남 당진 ‘이배산’ 등이 있다. 이들 지역에는 신에게 기원할 때 돼지를 희생물로 바쳤던 이야기가 전해진다. 창원 돝섬의 지명은 가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락국왕의 총애를 받던 후궁이 사라져 사람들을 괴롭히는 황금돼지로 변했고, 이후 괴이한 빛이 돼 이 섬으로 날아가 드러누운 돼지 모습의 섬이 됐다고 한다.

이천 저명산은 병든 홀어머니를 모시던 효자가 이 산 절벽에서 약초를 뜯다가 밧줄이 끊어질 뻔한 상황에서 돼지(猪) 울음소리(鳴)를 듣고 목숨을 구했다고 하는 전설에서 유래됐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동물로서 돼지가 많이 나타나 농작물에 피해를 줘 생긴 지명도 있다. 경북 의성의 ‘도직골’, 경북 문경 ‘돌마래미’, 돗밭골 등이 대표적이다. 또 도투머리, 충남 태안 ‘둔두리’는 마을 모습이 돼지머리처럼 보여 생겨난 지명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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