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금융권 인사 키워드는 '성과·세대교체·여성'

입력 2018-12-30 18:53  

농협銀 최대 순익 이끈 이대훈 연임
신한은행장 진옥동 등 50대 전면에
신한 금투·생명 '외부출신' 발탁도
KB證 사장에 업계 첫 여성 CEO



[ 안상미/김순신 기자 ]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농협금융,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등 5개 금융지주 및 은행들이 연말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인사를 마쳤다. 이번 인사에서는 1960년대생, 50대 CEO들이 신규 선임되는 등 ‘세대교체’ 바람이 거셌다. ‘성과주의’를 대원칙으로 하고 능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성 인재’의 발탁도 눈길을 끌었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조직 혁신을 이끌 인사를 발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1950년대생 대거 퇴출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존보다 3개월 앞당겨 계열사 CEO 인사까지 단행한 신한금융은 세대교체가 두드러졌다. 11개 계열사 CEO 모두 1960년대생으로 선임해 CEO 평균 연령(57세)이 기존(평균 60세)보다 세 살가량 낮아졌다.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확정된 진옥동 신한지주 부사장(1961년생)과 함께 신한BNPP자산운용 사장으로 신규 선임된 이창구 신한은행 부행장(1961년생), 신한아이타스 사장으로 내정된 최병화 신한은행 부행장(1962년생) 등이 대표적이다.

KB금융도 주요 계열사 CEO를 비롯해 부행장까지 50대를 주축으로 기용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신규 선임된 김성현 KB증권 사장(각자대표·1963년생)과 김청겸 KB부동산신탁 사장(1962년생), 황수남 KB캐피탈 사장(1964년생) 등이 눈에 띈다. 이 중 김 사장은 은행 상무에서 계열사 사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서 신규 선임된 국민은행 부행장 4명도 1961년생인 허인 행장보다 젊은 1962년생과 1963년생으로 전원 교체됐다.

KEB하나은행도 6명의 부행장을 신규 선임하며 부행장직을 기존 4명에서 10명으로 대폭 늘렸다. 전무 16명 중 7명이 신규 선임됐고, 본부장과 상무 44명 중 17명이 승진해 임원의 절반가량이 교체됐다.

‘관행’보다는 ‘성과주의’

이번 인사에선 ‘성과주의’에 기반한 연임과 승진 발탁 사례도 두드러진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 행장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로 실적 개선에 기여한 공을 높이 평가받았다. 우리은행도 능력이 검증된 상무 1년차나 영업본부장 1년차 중에서 각각 부행장이나 상무로 대거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은행은 미래 성장동력인 기업투자금융(CIB)그룹과 여신그룹, 리스크관리그룹의 총괄 임원을 기존 전무에서 부행장으로 올렸다. 기존 그룹을 총괄한 전무도 각각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번 인사에서는 ‘순혈주의’ 관행을 깨고 오로지 전문성과 성과로만 외부 인사를 CEO로 승진 발탁한 경우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사장으로 신규 선임된 김병철 부사장은 동양증권 출신 IB 전문가로, 그룹 내 고유자산 투자(GMS)부문을 총괄 지휘하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새로 선임된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도 신한금융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 사장 출신으로 그룹 내 보험 부문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로 발탁됐다.

여성 임원 약진

이번 인사에선 여성 임원들의 중용인사도 눈길을 끈다. KB금융은 박정림 국민은행 부행장 겸 KB증권 부사장을 KB증권 사장(각자대표)으로 임명했다. 증권사 최초 여성 CEO다. 조순옥 국민은행 상무는 승진과 함께 국민은행 최초 여성 준법감시인으로 선임됐다.

신한은행도 왕미화 자산관리(WM)부문장 겸 신한은행 부행장보와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보를 각각 승진 발탁해 여성 임원(부행장보) 2명을 처음으로 배출했다. 우리은행에선 정종숙 WM그룹 부행장보가 상무 1년차에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이번에 신규 선임된 6명의 부행장보 중 유일한 여성 임원이다.

안상미/김순신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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