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찬,이관우 기자 ]
새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선 에리야 쭈타누깐(24·태국)의 독주와 이를 막으려는 박성현(26)의 치열한 자존심 싸움이 펼쳐진다. ‘핫식스’ 이정은(23)도 합류해 5년 연속 신인왕에 도전한다. ‘슈퍼루키’ 임성재(21)가 가세한 코리안 브러더스는 역대 최고의 골프쇼를 예고하고 있다. 황금돼지만큼 풍성한 2019년 골프계 이슈를 숫자로 풀어봤다.
1 : ‘1인자’는 단 한 명
LPGA투어 2019시즌을 내내 관통할 키워드는 ‘숙명의 대결’이다. 한동안 한국 선수들이 지켜왔던 절대강자 자리를 쭈타누깐이 꿰차면서 피할 수 없는 경쟁 구도가 생겨났다. 2014년 CME 글로브 포인트가 신설된 이래 LPGA 최초 전관왕(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최다 톱10 진입)에 오른 쭈타누깐의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 2위 박성현이 가장 유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4 : 목마른 커리어 그랜드슬램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와 필 미컬슨(미국)에겐 올해가 특별하다.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다가설 시간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만 서른 살을 채우는 매킬로이는 마지막 퍼즐인 마스터스 그린자켓을 정조준했다. 올해는 유러피언투어까지 줄이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전념하겠다는 각오다. 올해로 ‘반백살’인 미컬슨에겐 사실상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여섯 번의 준우승에 그친 US오픈이 타깃이다. 조던 스피스(26·미국) 역시 커리어 그랜드슬램까지 PGA챔피언십만을 남겨두고 있다.
5 : 5년 연속 신인왕 계보 이을까
‘핫식스’ 이정은의 새해 목표 중 하나는 한국의 5년 연속 LPGA투어 신인왕 계보를 잇는 것이다. 한국 선수들은 2015년 김세영(26)을 시작으로 2016년 전인지(25),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24)이 신인왕 트로피를 차지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 연속 상금왕을 꿰차고 LPGA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 통과한 터다. 가능성은 높다.
6 : 6번째 코리안 챔프는 누구?
2019년 PGA투어에서는 태극기를 거의 모든 대회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은 기존 강자인 김시우(24)와 배상문(33)에 이어 ‘슈퍼루키’ 임성재까지 합류했다. 역대 최강 라인업이다. 안병훈(28)과 강성훈(32), 김민휘(27), 이경훈(28)이 건재한 가운데 ‘탱크’ 최경주도 초청 대회 등을 통해 적지 않은 대회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최경주(49), 양용은, 배상문, 노승렬(28), 김시우를 이을 여섯 번째 ‘코리안 챔프’가 누구일지 관심이다.
18 : 한 시즌 日 최다승 깰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단일 시즌 최다승 신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새 얼굴’인 배선우(25)가 투어에 합류한 게 천군만마다.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은 2016년 17승, 지난해 15승을 합작했다. 올해는 18승 이상의 기록에 도전한다. 배선우는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KLPGA투어에서 4승을 거뒀다. 정교함이 필수인 일본에서 데뷔 첫해부터 우승이 기대되는 이유다.
20 : LPGA 20승 고지 밟을까
‘골든 슬래머’ 박인비(31)는 LPGA투어 통산 20승 고지 점령에 나선다. 그는 통산 19승 중 7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둬 ‘메이저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여전히 다승에선 선배 박세리(42)의 25승에 이르지 못했다. 20승 물꼬를 트면 은퇴 전까지 박세리의 아성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진다. 또 다가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2연패를 위한 자신감을 충전하기 위해서는 우승만 한 보약이 없다.
43 : 최고령 세계 1위 도전장
1975년 12월30일생인 타이거 우즈는 갓 43세에 올랐다. 역대 최고령 세계랭킹 1위는 그레그 노먼(64·호주)이 1998년 1월에 세운 만 42세11개월이다. 우즈는 약 4년6개월 전인 2014년 5월 세계랭킹 1위에 마지막으로 오른 뒤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부활에 성공하며 1000위 밖으로 밀렸던 랭킹을 어느새 13위까지 끌어올렸다. 미국 ESPN 등에 따르면 우즈는 올해 4월까지 최소한 2개 대회에서 우승하고 다른 대회에서도 꾸준한 성적을 내면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할 수 있다.
1000 : 1000만弗 주인공은
LPGA투어에서 커리어 통산 1000만달러(약 111억원) 고지는 안니카 소렌스탐(49·스웨덴), 로레나 오초아(38·멕시코) 등 당대 최고 선수만이 밟아본 상징적인 자리다. 한국 선수 중에서도 박인비와 박세리, 최나연(32), 유소연만이 1000만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유력한 차기 후보로는 925만5902달러를 벌어들인 김인경(31)이 꼽힌다. 통산상금 25위에 오른 양희영(31)도 861만6051달러로 사정권이다.
2000 : 밀레니엄 베이비 돌풍?
새해 KLPGA투어에선 데뷔 첫해인 지난해 대상을 탄 최혜진(20)에 이어 2000년생 ‘밀레니엄 베이비’들의 돌풍이 불지 관심이다.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을 수석으로 통과한 조아연과 박현경 임희정 성유진 등이 모두 2000년생 루키들이다.
조희찬/이관우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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