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나는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으며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자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제재 압박으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6·12) 조미 공동성명에서 천명한 대로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주동적, 선제적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 행동으로 화답해 나선다면 (북미관계가) 확실하고 획기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훌륭하고 빠른 속도로 전진할 것"이라며 미국의 상응조치를 촉구했다.
김정은은 "우리의 주동적이면서도 적극적인 노력에 의하여 조선반도(한반도)에서 평화로 향한 기류"가 형성됐다며 "조선반도(한반도)를 항구적 평화지대로 만들려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번영의 새 역사를 써 나가기 위하여 우리와 마음을 같이 한 남녘 겨레들과 해외 동포들에게 따뜻한 새해 인사를 보낸다"고도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한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거론하며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하에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해 항구적 평화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노동당 시대를 빛내이기 위한 방대한 대건설사업들이 입체적으로 통이 크게 전개됨으로써 그 어떤 난관 속에서도 끄떡없이 멈춤이 없으며 더욱 노도와 같이 떨쳐 일어나 승승장구해 나가는 사회주의 조선의 억센 기상과 우리의 자립경제의 막강한 잠재력이 현실로 과시되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선혁명의 전 노정에서 언제나 투쟁의 기치가 되고 비약의 원동력으로 되어온 자력갱생을 번영의 보검으로 틀어쥐고 사회주의 건설의 전 전선에서 혁명적 앙양을 일으켜 나가야 한다"며 "사회주의 자립경제의 위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정은은 2013년부터 매년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해 왔다.
특히 올해는 중앙TV가 이례적으로 양복 차림으로 신년사 발표를 위해 노동당 중앙청사에 입장하는 장면부터 공개했고, 김창선 국무위원장 부장이 맞이했으며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조용원 당 부부장 등 김 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들이 뒤따라 들어왔다.
또 단상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김일성 주석의 사진이 걸린 집무실로 보이는 장소의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읽어내려가 눈길을 끌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오전 9시께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김정은 신년사 프로그램이 녹화 방송됐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낮 12시 30분(평양시 기준 낮 12시)에 신년사가 방송됐고, 지난해에는 오전 9시 30분(평양시 기준 오전 9시)에 발표됐다.
김정은의 신년사는 새해 분야별 과업을 제시하면서 통상 대내정책, 대남메시지, 대외정책 등의 순으로 구성되는데, 신년사에서 제시된 과업은 북한에선 반드시 집행해야 하는 절대적인 지침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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