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형 기자 ] 지난해 한국 조선업은 2011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연간 수주량에서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올해도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관련 환경 규제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증가 등으로 회복세를 띨 전망이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연말까지 글로벌 선박 수주량이 작년보다 18.6% 증가한 328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은 일감을 의미하는 수주잔량도 전년과 비교해 7.8% 늘어난 8770만CG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를 포함한 국내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량은 작년보다 7.6% 감소한 1110만CGT에 그칠 것으로 산업은행은 전망했다.
현대상선이 작년 조선 빅3에 3조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하면서 국내 조선 수주량이 전년보다 64.7% 증가하는 등 ‘반짝 성장’을 거뒀기 때문이다. 선박 건조 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 후판(두꺼운 철판)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대신 수주 증가 효과로 올해 국내 조선 건조량은 작년과 비교해 7.9% 늘어난 820만CGT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적으로 선박 수주에서 건조까지는 1년 가까이 걸린다. 올해 수주잔량(2460만CGT)이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하는 만큼 경영난을 겪어온 조선업계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특히 척당 가격이 2000억원을 웃도는 고가의 대형 LNG 운반선 수주 효과로 선박 수출액도 작년보다 15.8% 늘어난 428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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