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10만 대 문턱 못 넘은 한국GM
르노삼성 여전한 최하위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 한 해 내수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개별소비세 30%(5.0%→3.5%) 인하와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에 속도가 붙었다. 반면 르노삼성자동차는 여전히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내수 판매량은 전년(68만8939대) 대비 4.7% 늘어난 72만1078대로 집계됐다.
특히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11만3101대 팔리면서 흥행을 이어가는 ‘가속 페달’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는 출시 19년 만에 처음 연간 내수 판매량 10만 대를 돌파했다. 싼타페는 10만7202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와 싼타페, 코나 등 주력 차종이 판매 실적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올해 팰리세이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간 기아차는 53만1700대를 팔았다. 전년(52만1550대)과 비교해 1.9% 상승한 수치다. 세단 라인업 K시리즈는 14만5838대로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플래그십(최상위) 세단 신형 K9의 경우 2012년 처음 시장에 나온 뒤 1만 대 벽을 최초 돌파했다.
이 밖에 미니밴 카니발이 7만6362대로 사상 처음으로 기아차 중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다.
뒤이어 쌍용자동차가 SUV 인기에 3위 자리에 올랐다. 이 회사가 내수판매 3위를 기록한 건 2003년 이후 15년 만이다. 특히 9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는 등 강세를 보였다.
쌍용차는 한 해 동안 전년(10만6677대)보다 2.3% 증가한 10만9140대를 팔았다. 차종별로 보면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가 4만2021대 팔려나가 실적과 직결됐다. 뿐만 아니라 소형 SUV인 티볼리는 4만3895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올해 렉스턴 스포츠 롱보디와 신형 코란도C(개발명 C300)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전북 군산공장 폐쇄 발표와 함께 철수설이 불거진 한국GM은 내수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9만3317대를 기록했다. 2002년 법인 설립 이후 16년 만에 처음 10만 대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전년(13만2377대) 대비 29.5% 줄어든 9만3317대의 실적을 거뒀다. 중형 세단 말리부와 소형 SUV 트랙스 등 거의 대부분 차종이 뒷걸음질 쳤다.
회사 측은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을 거친 더 뉴 말리부와 스포츠카 카마로 등을 내놓고 판매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내수 판매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렇다 할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SM6의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9만369대를 기록했다. 전년(10만537대)보다 10.1% 급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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