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맨 사람 한명도 없네…캐주얼해진 LG그룹 시무식

입력 2019-01-02 17:43  

재계 2019 신년사

달라진 신년회 풍경

LG, 로봇 클로이가 사회자로
정의선 부회장, 직접 PT 진행
SK, CEO들간 대담 '눈길'
동국제강, 스탠딩 토크콘서트



[ 고재연 기자 ]
“클로이가 신규 승진 임원을 소개해 드릴게요. 신임 임원분들은 다른 어떤 해보다 2019년이 뜻깊을 것 같네요.”

2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새해 모임에서 사회자로 데뷔한 인공지능 로봇 클로이는 이렇게 말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자 스크린에는 신임 임원들의 전신을 3차원(3D) 그래픽으로 구현한 영상이 나타났다. 이날 행사에선 넥타이와 정장 차림의 임직원이 일렬로 서서 차례로 악수를 하던 딱딱한 형식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대화했다.

주요 그룹의 올해 시무식은 예년과 확연히 다른 형식으로 치러졌다. 주요 그룹에서 40대 총수로 ‘세대 교체’가 진행된 데다, 다른 기업들도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형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표의 일방적인 훈화 말씀이 아니라 직급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엿보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대형 스크린에 숫자와 그래픽을 띄워놓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듯 진행했다. 뒤편에 사장단이 줄줄이 배석하는 딱딱한 형식에서 벗어나 신차 발표회처럼 회사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SK그룹은 시무식의 주인공이 ‘회장님’이라는 편견을 깼다. 최태원 회장이 전면에 나서는 대신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사회와 SK 구성원의 행복’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도록 했다. 사내방송을 통해 대담을 지켜본 임직원들은 구성원의 성장, 평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지 실시간 투표도 했다.

동국제강은 장세욱 부회장과 직원들이 새해 포부와 소망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스탠딩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직원들의 질문을 사전에 접수한 뒤 이동훈 사장이 여기에 답하는 ‘좌담 방송’ 형태로 시무식을 진행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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