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신재민은 왜 '유튜브'로 폭로했을까

입력 2019-01-03 10:53   수정 2019-01-03 13:35

'중간 개입자' 없어 '표현의 자유' 보장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안도 심각하지만 기존 폭로와는 다른 모습 때문이다.

신 전 사무관은 기존 폭로 루트인 국민권익위원회(공익제보)나 언론사 기자회견 등이 아닌 유튜브를 통해서 폭로했다. 이슈화되면서 지난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권익위 공익제보 보호 절차도 밟겠다고 했지만 유튜브를 통한 최초 폭로에는 '중간 개입자'가 없었다. 1인방송 형태였고, 이후 서울의 한 모텔방에서 치킨을 먹으면서 폭로 방송을 이어갔다.

그는 왜 유튜브를 택했을까.

우선 각종 이해관계자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 정부를 직접 겨냥한 만큼 권익위를 통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기자회견도 언론사 기자들의 연락처를 확보해야 하고 공개석상에 나서야 하는 점 때문에 꺼렸을 개연성이 있다. 보도 과정에서 폭로 내용과 뉘앙스가 100% 자신이 의도한 대로 전달될 것이란 보장도 없었을 터이다.

반면 유튜브는 영상을 찍은 당사자가 전적으로 편집권을 행사할 수 있다. 편안한 환경에서 몇 번이고 촬영해 자신이 의도한 장면만 보여줄 수 있단 얘기다. 무엇보다 '동영상 플랫폼'을 장악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면 대중적 접근성이 뛰어나다.


글로벌 기업인 유튜브의 정책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점도 있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대책특별위원회가 구글코리아를 찾아 "유튜브에 게시된 문재인 대통령 건강이상설, 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 등 가짜뉴스 104건을 삭제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튜브는 인종·성별 등에 대해 명백한 차별을 하는 증오 표현 등을 제외하고는 검열을 자제한다. 음란물, 저작권법 침해 영상처럼 명백한 불법이 아니라면 가급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 해외 기업인 만큼 국내 정부나 정치권 압력에도 영향을 덜 받는다.

또한 ‘휘발성’이 없어 계속 이슈를 공론화할 수 있다. 언론 보도의 경우 후속·추가 보도 등이 이어지긴 하지만 단발성으로 이슈가 끝날 수 있다. 하지만 유튜브는 원본 영상이 일종의 ‘공론장’이 된다. 영상이 계속 공유 및 조회되면서 댓글 기능을 통한 지속적 소통도 이뤄진다.

이번 신 전 사무관의 폭로 사태는, 카메라 하나만 있으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가 됐다. 어쩌면 가장 많은 충격을 받은 것은 기성 언론이다. 유튜브의 파급력이 언론사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했기 때문이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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