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을 꼽다 보면 예상보다 통신비의 지출이 높습니다. 업무와 여가를 모두 '손 안의 작은 세상'인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현대인은 데이터 소비량이 훌쩍 늘었고, 자연스레 요금제도 비싸졌습니다. 저도 8만원 넘는 금액이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던 중 통신사 제휴 신용카드에 가입해 긴요하게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U+) 등 통신 3사를 기준으로 통신비 할인에 특화된 신용카드를 모아봤습니다.
3일 카드업계에서 추천받은 신용카드들은 한 달에 30만원 가량을 사용할 경우 자동이체 결제를 건 통신요금에서 1만5000원 가량이 청구 할인되는 상품입니다. 휴대폰 교체 시 단말기 할부 원금을 분할 납부하는 '라이트할부' 신용카드는 제외했습니다.
해당 상품들은 연회비가 주로 2만원대로 높은 편이지만 1년에 18만원 가량을 할인받을 수 있는 만큼, 가입할 가치가 있다는 게 업계 평가입니다. 다만 카드별로 실적 산정 시 제외되는 항목들이 있는 만큼 사용 계획을 잘 세워야 합니다.
SK텔레콤 사용자라면 롯데카드의 '텔로(TELLO)카드'가 혜택이 큰 카드로 꼽혔습니다. 30만원 이상 사용하면 SK텔레콤 통신요금에서 매달 1만6000원을 깎아줍니다. 70만원 이상 사용하면 2만1000원, 120만원 이상은 2만6000원까지 다음달 할인 한도가 늘어납니다. 월 할인횟수는 제한이 없지만 총 할인금액 안에서 할인 혜택이 제공됩니다. 이용실적 산정 시에는 아파트관리비, 다른 카드 매출,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국세·지방세, 연회비, 이자, 각종 수수료는 빠집니다.
KT 가입자의 경우 KB국민카드의 'KT Super DC7 KB국민 비씨카드'의 혜택이 큰 편입니다.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한 달에 1만5000원이 청구 할인됩니다. 연회비 정보는 브랜드에 따라 2만5000~2만7000원입니다. 전월 이용실적이 70만원 이상이면 월 할인금액이 2만원으로 커집니다. 혜택이 큰 대신 연회비 면제 조건이 없는 카드란 점은 아쉽습니다. 이용실적에서 장·단기카드대출, 연회비, 이자 및 각종 수수료, 정부지원금, 취소금액 등은 제외됩니다. 비씨카드이기 때문에 KB국민카드 포인트리가 적립되지 않는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LG U+의 경우 현대카드의 'LG U+ 현대카드M Edition2'와 'LG U+ Family 하나카드'의 혜택이 큰 편입니다.
LG U+ 현대카드M Edition2는 통신요금 자동이체 시 발급 뒤 36개월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회비는 브랜드에 따라 1만5000~2만원입니다. 상대적으로 1만원대의 연회비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전월 실적이 30만원을 넘어가면 다음달 1만70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고, 70만원을 상회하면 2만원이 청구 할인됩니다.
통신요금 자동이체 37개월차부터는 전월 이용금액 30만원 이상 시 매월 6000원이 할인되도록 바뀝니다. 결제취소금액, 장·단기카드대출, 연회비, 제수수료, 이자납부액은 이용금액에서 제외됩니다.
LG U+ Family 하나카드는 카드이용실적이 30만원, 70만원을 넘어갈 경우 1만7000(30만원 이상)~2만5000원(70만원 이상) 내에서 통신료의 25%가 할인됩니다. 통신비 25% 할인 혜택은 가입 후 24개월간 제공되고, 이후에는 할인 폭이 15%로 줄어드는 상품입니다.
3사 가입자가 공통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습니다. 현대카드의 '하이마트Mobile-현대카드M Edition2(통신료 청구할인형)'입니다. 'LG U+ 현대카드M Edition2'와 같은 수준의 할인 혜택을 SK텔레콤, KT, LG U+, CJ헬로의 통신요금에서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휴대폰 약정 기간이 끝나가고 있거나, 통신사를 바꿀 계획이 있다면 더욱 이 카드가 유리해 보입니다. 적용 통신사가 다수인 만큼, 중도에 통신사를 바꾸더라도 자동이체를 등록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들 카드는 혜택이 큰 상품이다보니 주로 카드 모집인보다 전용고객 및 제휴카드 발급센터, 온라인 등을 이용해야 발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자동납부가 아닌 일반납부 방식으로 통신비를 낼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으니 유의하세요. 카드 발급 후 각 통신사 고객센터에 직접 자동이체 신청을 해야 합니다.
최근 정부가 카드사의 마케팅비 축소를 권고하면서 카드사들이 혜택 높은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통신비 역시 혜택이 큰 상품 중 하나인 만큼 아직 가입하고 있지 않다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통신요금 청구할인형 신용카드의 인기가 높다"며 "일부 카드사들의 특판 시기에 가입하면 보다 유리한 혜택이 있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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