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고객을 만날 때 맨 처음 하는 것이 투자성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고객들은 흔히 ‘수익을 내는 것과 손실을 피하는 것 중 무엇이 중요한가’ 여쭤보면 우선 손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수익 역시 잘 나면 좋겠다고 답하곤 한다. 문제는 수익 창출과 손실 회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큰 변동성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 올해는 둘 사이에서 리스크 관리에 보다 무게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금융회사들은 올해 글로벌 경제가 장기 성장 추세는 유지되지만 감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부정적인 여파가 중국에 집중되고 있지만 분쟁이 장기화하며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에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또한 연 1~2회 추가 인상에 그치는 등 조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신흥국의 자금 유출 우려가 진정될 수 있는 점 등은 글로벌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외 금융회사의 국내 증시 전망은 같은 흐름에서 ‘상저하고’를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투자는 ‘초불확실성’이라는 단어로 표현될 정도로 짙은 안갯속이다. 불규칙하게 튀어 오르는 변수들과 예상 못 한 상황으로 가득하며 경제 참가자들의 생각과 행동이 끊임없이 시장 환경을 변화시킨다. 투자의 대가 하워드 막스는 “내가 아는 한 가지는 내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종 그랬던 것처럼 작년 초 또한 증시 전망은 모두 예상을 빗나갔다.
올해도 연초 거론되고 있는 위험요인을 나열해 보면 미·중 무역 분쟁, Fed의 금리 인상과 장·단기 금리차 축소를 근거로 한 경기 고점 논란 그리고 트럼프 리스크, 중국 부채 위기설, 유럽중앙은행의 유동성 완화 종료와 브렉시트,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신흥국 자금 유출 불안, 국내의 부진한 내수 경기, 기업 실적 둔화, 가계부채 등이다.
금융회사의 긍정적 전망은 신뢰가 떨어지고 언급되고 있는 리스크는 많은 지금, 위험요인과 기회요인을 감안하면 올해 자산 가격 변동성은 클 수 있어 손실을 회피하려는 노력이 무리해 좋은 실적을 올리려는 노력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전략으로는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시장변동성에 영향을 덜 받도록 중위험·중수익 분산 투자전략을 추천한다. 목돈은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이나 국내외 우량 부동산 또는 구조화증권에 투자하는 대출형 부동산펀드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적은 확률의 자산가치 급락 가능성 때문에 수익을 포기할 수는 없다. 리스크는 많고 호재가 없어 보일 때가 역설적으로 가장 싸게 투자할 수 있는 시기일 수 있다.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년 전과 같은 최저 수준이다. 이런 초불확실성 시대에 장기적 전망은 밝지만 많이 하락한 분야에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길 권해드린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추가 하락 시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여유와 여유 자금을 갖고 긴 호흡으로 투자할 때다.
김현섭 KB 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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