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 1년에 20여 개의 프랜차이즈 박람회가 열린다. 비슷한 이름을 단 창업 박람회까지 합치면 30개가 넘는다. 가맹본부의 이른바 각종 ‘갑질’ 논란에도 프랜차이즈 창업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는 방증이다.
박람회의 주 관람객은 50~60대 중년 세대였다. 그러나 갈수록 20~30대 젊은 층도 부쩍 눈에 띈다. 청년층 취업난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최근 적은 자본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시작할 수 있는 서비스 분야 아이템이 크게 늘어난 점도 젊은 세대들의 프랜차이즈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안타까운 장면도 종종 목격된다. 일부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조차 하지 않고 현란한 화술로 예비 창업주들을 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 회사는 새로 생긴 신설업체라 정보 제공 의무가 없다”고 자주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가맹본부의 연간 매출이 5000만원 미만(1년 이상 직영점을 운영한 경우 직영점 매출을 합해 2억원 이내)이면서 가맹본부와 계약을 맺은 가맹점사업자가 5개 미만인 경우에는 가맹사업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정보공개서를 등록하지 않아도 창업자 모집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예비 창업자들은 자사 브랜드의 일반적인 정보도 제공할 능력이 없거나 회피하는 업체들이 향후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장밋빛 사업계획으로 가맹점을 모집했으나 사업수행능력이 없어 얼마 안 돼 회사 문을 닫는 부실 가맹본부도 많다. 처음부터 가맹금만을 챙기고 사라지는 사기성 본부들도 있다.
정보공개서는 계약 체결 전에 가맹본부의 일반적인 기업정보를 확인하고 계약 여부를 심사숙고하기 위해 반드시 꼼꼼하게 읽고 검토해야 하는 필수 자료다. 공정위가 심사하고 등록을 받아주는 공인된 자료다. 내용이 거짓이거나 중요한 사항을 누락했을 때는 허위 및 과장 정보 제공으로 처벌도 받는다. 박람회나 사업설명회 등에서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영업자료나 현혹하는 말보다 신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정보공개서를 등록하지 않은 가맹본부는 아예 회원사로 받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보공개서가 없는 가맹본부에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보공개서는 공정위의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다. 기업의 기밀이 담긴 일부 내용은 비공개지만, 가맹상담을 마친 뒤엔 전자우편 등을 통해 확인도 가능하다. 프랜차이즈의 시작은 정보공개서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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