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신임 대표(사진)는 7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목표로 2019년 영업이익 1조원 돌파, 3년내 순이익 1조원 달성을 제시했다.
정 대표는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에 신입사원 공채로 입사해 증권업에 발을 들였다. 신입으로는 처음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된 그는 투자은행(IB)본부에서 27년, 리테일그룹에서 3년을 근무하며 영업에 전념해왔다. 30년 동안 영업 현장을 찾아간 이동 거리만 300만km다. 대표 재임 기간에도 영업 현장을 찾아 100만km를 더 달려 지구 100바퀴인 400만km를 채우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다.
2019년 영업이익 1조원 돌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가 내세운 첫번째 전략이 계열사 및 본부간 시너지 효과 창출 일상화다.
정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은 은행이나 제조 기반 계열사의 지원 등 내부 도움이 없는 불리한 위치에 있다"며 "미래 성장 기반 확대를 위해 계열사간 강점 공유와 본부간 시너지 효과 창출이 필요하고, 이를 일상화하는 것이 우리의 생존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내에 자회사 카카오뱅크와 연계한 계좌개설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시작으로 양사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정 대표는 봤다. 또 IB와 자산관리 상품, IB와 종합금융간 연계 등 유관본부와 부서간 협업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IT 기반 회사들의 증권업 도전 등에 대응해서는 디지털금융 추진 조직을 신설했다. 정 대표는 "디지털금융은 기존의 생각과 네트워크로는 쉽지 않다"며 "회사 및 지주 차원의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서 가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업 현장의 의견이 최단 시간 내에 반영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업무개선 조직을 경영기획총괄 직속으로 업무혁신추진부로 격상시켰다.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위한 자기자본 운용과 IB 부분의 강화도 예고했다. 그는 "지난해 사업에서 리테일이 30%, 운용과 IB가 7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리테일으로는 어렵고, IB와 운용 부분이 분발하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대표적인 IB 전문가로 꼽힌다. 2004년 LG디스플레이의 뉴욕과 한국 거래소 동시 상장, 2007년 국내 최초 기업공개 선진화 방안을 통한 삼성카드 IPO, 국내 사상 최대 IPO였던 2010년 삼성생명 대표주관회사 선정 등이 그의 성과다.
오는 10일 열리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 대해서는 "최악의 경우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자금 활용 문제에 대한 징계를 이번 제재심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특수목적회사(SPC)에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집행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정 대표는 "우리의 입장을 최대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이라며 "그래도 문제가 있다고 결론나면 수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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