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낮아진 시장 예상치도 크게 밑도는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어닝 쇼크'로 올해 예상실적의 하향조정이 예상되며 주가는 당분간 3만원 중반대의 저점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9조원과 10조8000억원을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매출 63조2500억원과 영업이익 13조4400억원에 크게 모자란 수치다.
예상보다 반도체 출하량 축소가 컸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실적 부진과 일회성 비용 때문일 것"이라며 "D램과 낸드 출하량(비트 그로스)이 전분기 대비 각각 15%와 1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특별상여금 등 일회성 비용이 1조원을 크게 웃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출하 부진이라는 요인은 1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출하 부진으로 쌓인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서 팔아야 한다"며 "1분기 반도체 가격의 하락폭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어닝쇼크가 발생하면서 추가적으로 올해 예상실적의 하향조정이 뒷따를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상승 요인이 있지만, 실적 우려가 상승압력을 누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당분간 역사적 저점 수준이 3만원 중후반대에 머물 것으로 봤다.
다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4분기 어닝쇼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컸기 때문에 악재의 영향력은 제한될 것"이라며 "1월 내내 예상되는 기업들의 어닝쇼크는 단기 변동성 요인이 분명하지만, 2018년 실적의 하락으로 증시 전체의 2019년 예상이익 증감률 급락을 멈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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