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SE 수수료 너무 비싸"…월가, 새 증권거래소 추진

입력 2019-01-0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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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BoA 등 의기투합
설립 자금 7000만달러 확보
美 SEC에 조만간 인가 신청

새 거래소 이름 'MEMX'
성공 여부는 낙관 못해



[ 추가영 기자 ]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등 미국 월가의 일부 금융회사들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및 나스닥 등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증권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 투자사는 기존 거래소가 서비스 질에 비해 수수료 요구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모건스탠리, BoA메릴린치,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등 9개 투자은행 및 초단타매매 전문 투자사가 모여 새 증권거래소인 ‘멤버스익스체인지(MEMX)’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투자사는 초기 설립 자금으로 7000만달러(약 780억원)를 확보했다. 모건스탠리, BoA메릴린치,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UBS, 시타델증권, 버투파이낸셜, 찰스슈와브, TD아메리트레이드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새로운 거래소 설립 움직임은 미국 증권거래소의 수수료 인상에 대한 트레이더와 중개인들의 불만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거래소가 주식 거래 데이터 제공 등 서비스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불만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10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최한 토론회에선 트레이더와 투자자들이 “거래소가 탐욕스럽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더글러스 시푸 버투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증권거래소가 부과하는 비용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EMX는 조만간 SEC에 거래소 설립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SEC의 증권거래소 설립 승인 과정은 대개 1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MEMX는 2020년 이후에 출범할 수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MEMX가 등장하면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신규 거래소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NYSE 모기업인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의 주가는 3%, 나스닥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주가는 각각 2.6%와 1.8% 떨어졌다. 미국에는 총 13개 증권거래소 가운데 12개를 ICE, 나스닥, CBOE가 소유하고 있다.

WSJ는 MEMX의 성공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내다봤다. 신규 거래소가 기존 거래소에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2년 출범한 IEX그룹은 현재 미국 주식 거래량의 2.5%를 취급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MEMX엔 각각 미국 주식 거래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시타델증권과 버투파이낸셜이 참여했기 때문에 거래량 확보에선 문제가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MEMX가 출현하면 소수 투자자가 거래소를 지배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WSJ는 “몇몇 주식중개인들이 거래소를 소유하고 있던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1972년 NYSE가 주식중개인 24명의 서명으로 출범한 것을 빗대 비판한 것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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