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증권사들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핀테크업체의 금융권 진출, 금융지주 설립 등으로 증권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대형사들의 굵직한 인수합병(M&A)으로 그간 중소형사들은 빛을 보지 못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는 네이버의 증권업 진출설이 불거졌다. 자회사인 라인플러스를 통해 국내 중소형증권사 인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네이버 관계자는 "내부에 확인을 해본 결과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다.
네이버의 증권업 진출설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이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의 출현으로 핀테크업체의 금융권 진입이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카카오가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밝히면서 은행권뿐만 아니라 증권업계로 범위가 확대됐다.
금융권에 침투한 핀테크업체들은 해당 분야의 생태계에 서비스 개선 등 신선한 충격을 남겼다. 이른바 '메기 효과'다. 핀테크업체들의 금융사업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측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네이버가 궁극적으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국내 증권사 인수 여부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 선언 여부 등은 사측의 현 시점 공식 입장과는 별개로 궁극적인 가능성을 염두해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은행이 금융지주로 전환하면서 증권사에 대한 수요가 늘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숙원 사업이었던 지주사 전환을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했다. 조만간 공식 출범식을 열고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전략과 방향성을 공개한다.
우리은행은 금융지주로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증권사, 보험사 등의 인수합병을 예고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우리은행 측은 선을 그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지주사 전환이 확정됨에 따라 은행 외 수익성 확대와 시너지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최우선적 인수대상으로 예상하며 하반기에는 캐피탈, 저축은행 인수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인수합병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 위주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대형사는 최근 수년간 합병을 통해 초대형 IB로 거듭난 상황이다.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중소형사로는 골든브릿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있다.
골든브릿지증권의 경우 상상인과 지난해 경영권 매각 계약을 맺었다. 상상인은 이를 바탕으로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지만 여전히 결론을 얻지 못했다. 계약만료 기간도 지난해 말로 끝난 상황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수년간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2017년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인수를 타진해왔으나 결국 매각은 불발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대형사들의 인수합병으로 중소형사들의 매물에 대한 관심과 가격이 주목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대형사들의 몸집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이들을 인수하는 것이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중소형증권사들에 대한 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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