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만2936가구 집들이…고양, 작년보다 2배 많아 '입주 폭탄' 우려

입력 2019-01-09 17:13  

입주 시장 기상도
올해 전국 38만 가구 입주

고덕그라시움·래미안블레스티지…
서울 동남권서 대단지 쏟아져

고양은 1만3410가구 입주 예정
光州도 2배 증가한 1만3800가구
화성은 1952가구로 물량 급감



[ 전형진 기자 ]
올해는 분양 못지않게 입주도 많다. 전국에서 새 아파트 38만 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경기 화성과 충남 등의 공급이 감소하면서 지난해(45만3978가구)보다 줄었다. 하지만 예년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경기 평택과 고양 등 여전히 ‘공급폭탄’이 이어지는 지역도 많다. 서울은 동남권에 입주가 몰린다.

서울 동남권 입주 몰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만2936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3만6596가구)보다 17%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동남권에 입주가 많은 편이다. 강동구에선 옛 고덕주공아파트 재건축을 마친 단지들이 한꺼번에 집들이를 한다. ‘고덕그라시움(4932가구)’과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 등 대단지 입주가 몰리면서 지난해 150가구였던 입주 물량은 올해 1만896가구로 확 늘어났다. 인근인 송파구의 입주도 많은 편이다. 지난 연말부터 ‘송파헬리오시티(9510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해서다. 통계상으론 송파구의 올해 입주 물량이 966가구뿐이지만 사실상 1만 가구를 넘는 셈이다.

강남구에선 ‘래미안블레스티지(1957가구)’ 등 3277가구가 입주한다. 2014년 5000여 가구가 입주한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당시엔 비교적 접근성이 떨어지는 보금자리 위주 공급이었던 반면 올해는 ‘알짜’ 입지인 개포지구에서만 입주가 이뤄진다.

강북권에서도 모처럼 만에 대규모 집들이가 진행된다. 성북구는 길음뉴타운 막차 물량과 장위뉴타운 초기 물량이 겹치면서 6344가구가 몰린다. 최근 7년 동안 공급량이 1000가구에 못 미쳤던 강북구에서도 1028가구가 입주한다.

고양·평택·광주 ‘공급폭탄’

수도권과 지방 곳곳에선 여전히 공급폭탄이 이어진다. 경기도의 경우 전체 입주 물량은 13만8064가구로 지난해(16만7130가구)와 비교해 다소 줄어들지만 고양과 평택, 시흥 등의 입주가 많다.

고양은 지난해(6033가구)보다 두 배 많은 1만341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최근 3년 동안 공급된 아파트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고덕국제도시와 소사벌지구 등 사실상 도시 전체를 개발 중인 평택에선 역대 최고인 1만5868가구가 몰린다. 올해는 8973가구가 입주했다. 시흥은 그동안 신도시급 공급이 이어진 지역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만2283가구가 입주했다. 내년에도 추가로 1만1915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지난해 서울 다음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던 광주 또한 연내 입주가 집중된다. 올해 1만3800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지난해(6197가구)와 비교하면 배로 늘었다. 부산·울산·경남은 공급 적체가 지속될 전망이다. 2만57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부산은 해운대구(2992가구)와 동래구(5473가구)의 물량이 예년보다 많다. 그동안은 주변 신도시 위주로 공급이 몰렸다.

대전·대구는 입주 급감

한시름 놓는 지역도 많다. 경기 화성이 대표적이다. 동탄2신도시가 개발될 때는 한 해에만 1만6000여 가구 이상 입주가 몰렸지만 올해는 1952가구에 불과하다. 공급 과잉 문제가 심각했던 충청권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충남은 지난해 2만6195가구에서 올해 6000가구로, 충북은 2만3917가구에서 1만2759가구로 입주 물량이 감소한다. 지난해 1만4558가구가 입주한 천안은 올해 1270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10분의 1 수준이다. 3년 가까이 전국에서 집값과 전셋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거제에서도 ‘잔인한 공급’이 끝날 기미다. 최근 2년 동안 1만 가구가량 공급됐지만 올해는 299가구로 입주 물량이 급감한다.

그간 투자자 인입이 많았던 대전은 새 아파트 입주가 3883가구로 지난해(6520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가까운 세종의 공급 물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대구 또한 9194가구가 입주해 지난해(2만2703가구)와 비교해 확 줄었다.

경기 파주와 김포는 ‘공급 소나기’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운정신도시 입주로 6614가구가 몰렸던 파주는 올해 입주가 45가구에 불과하다. 김포 또한 마찬가지다. 올해 입주 물량이 1803가구로 3년 만에 1만 가구를 밑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공급은 내년 급격히 불어난다. 파주는 내년 5246가구, 김포는 8666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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