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황청심환'으로 유명 中 제약사
김정은, 약초산업 현대화에 '관심'…작년엔 중관춘·농업과학원 들러
중국 최고급 호텔 베이징반점서 시진핑과 부부동반 오찬 후
전용열차편으로 귀국길 올라…10일 오전 평양에 도착할 듯
[ 강동균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일 베이징의 유일한 국가급 첨단기술 개발구인 이좡(亦庄)경제기술개발구를 찾았다. 그곳에서 중국 대표 제약기업으로 우황청심환으로 유명한 동인당(同仁堂)을 시찰한 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부부와 오찬을 함께하며 다시 한 번 우의를 과시했다. 이어 베이징역으로 이동해 오후 2시8분 전용열차 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베이징 방문 첫날 시 주석과 5시간 동안 정상회담 및 만찬을 한 김정은은 이날 오전 8시50분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를 나섰다. 전용 벤츠 리무진은 9시께 베이징 중심지인 창안제(長安街)를 지나 동남부지역 이좡경제기술개발구에 있는 동인당 공장에 도착했다. 동인당 공장엔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경찰 수백 명이 배치돼 삼엄한 경호가 이뤄졌다.
청나라 강희제 때 약방으로 출발한 동인당은 350여 년이 지난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제약회사로 성장했다. 중의학에 바탕을 둔 생약 제조를 위주로 한다. 중국 전역에 점포를 두고 있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대표 상품이 우황청심환이다. 동인당 베이징 공장은 중국에서 기술력이 가장 뛰어난 제약 생산기지로 평가받는다. 중국 정부 고위 관료들의 단골 시찰지 중 한 곳이기도 하다.
김정은은 지난해 3월 방중 때는 베이징 중관춘을 찾았다. 이어 6월 3차 방중 땐 중국 농업과학원과 철도 인프라 기업인 베이징인프라시설투자공사(BII)를 시찰했다. 베이징을 방문할 때마다 과학기술 관련 장소를 찾는 건 북한의 경제 개혁을 위해 중국의 경험을 배우기 위해서란 관측이 나온다. 동인당을 시찰한 것은 북한에 각종 약재가 풍부한 점을 감안해 약재산업을 우선적으로 육성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좡개발구엔 노키아와 벤츠, 제너럴일렉트릭(GE) 등 하이테크산업과 우주산업 관련 기업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 반도체 기업 징둥팡을 비롯한 중국의 최첨단 기업도 자리잡고 있다. 김정은이 동인당 공장을 떠난 뒤에도 북한 수행단 일부는 이좡개발구에 남아 관련 업체들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30분가량 동인당 공장을 둘러본 뒤 오전 10시40분 댜오위타이로 돌아왔다. 잠시 휴식을 취한 김정은은 낮 12시 숙소를 나와 베이징 시내 중심부에 있는 베이징반점으로 향했다. 1971년 지어진 베이징반점은 중국의 최고급 호텔로 1949년 10월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리셉션 등 중요 국가행사가 자주 열리는 곳이다. 다양하고 진귀한 중국 요리가 제공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정은은 전날 정상회담과 환영만찬에 이어 이곳에서 다시 시 주석과 부부 동반으로 오찬을 함께했다. 양국의 수행진도 베이징반점 맞은편 건물에서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하는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베이징반점 주변에는 오전 11시께부터 경찰이 대거 배치됐고 주변 도로 통제도 시작됐다. 호텔 외부에는 귀빈 전용 구급차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차량이 배치돼 김정은과 시 주석의 오찬 회동이 예정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김정은은 오찬을 마친 뒤 베이징역으로 이동해 의장대와 중국 측 고위 인사들의 환송을 받은 뒤 오후 2시8분 전용 열차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김정은을 환송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나와 각별히 예우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역은 오전 10시부터 통제가 강화됐고 김정은 전용 열차가 낮 12시20분께 다시 베이징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은이 탄 열차는 다른 도시를 들르지 않을 경우 10일 새벽에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을 거쳐 북한 땅으로 진입하게 된다. 김정은의 이번 4차 방중은 전용 열차를 이용해 처음 중국 방문에 나섰던 지난해 3월25~28일 3박4일 일정과 비슷하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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