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가 불황 버틸수 있을까" 단순한 질문이 세계 최대 해운사 일궜다

입력 2019-01-10 16:52  

공병호의 파워독서

에버그린 창업자 창융파 회장
18세 日해운사 사환으로 시작해
전세계 30개 계열사 거느린 거부

일은 구두쇠로, 베풀기는 큰손
"사업은 독식해선 안된다" 1원칙
이타의 철학으로 폭발적 성장 일궈

이타경영
창융파 지음 / OCEO



돈을 좇으면 돈은 벌 수 없다. 이 평범한 원칙을 적용해 큰 부를 축적한 사람이 대만의 에버그린그룹 창업자 창융파(張塋發) 회장이다. 에버그린그룹의 모태는 80개국에서 240곳 이상의 항구를 누비고 있는 세계 최대 해운사 에버그린해운이다. 창 회장은 18세에 일본 해운회사 사환으로 취직해 맨손으로 그룹을 키워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창융파재단을 설립해 공익사업에도 열성을 보이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헬로키티가 그려진 비행기’로 유명한 에바항공을 1988년 창업하기도 한 그는 현재 30개 계열사로 세계 220개 지역에서 2만70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창융파 회장이 쓴 《이타경영》(OCEO)은 경영의 원칙과 도구에 대해 유난히 배울 것이 많은 기업가의 자전적 글이다. 어려운 시대를 헤쳐나가는 사업가들에게 어떻게 난국을 돌파할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기도 하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한 한국의 대표 해운사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과 비교해 보면 회사를 이끄는 리더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해운업황이 부침을 거듭할 때마다 많은 해운회사가 무너졌다. 그는 몇 번의 호황기를 거치면서 경쟁사들이 경기가 좋다고 무리해서 새 배를 주문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몸을 한껏 낮추고 상황을 예의주시한 끝에 태풍 속에서 큰 상처 없이 꿋꿋하게 몇 번이나 위기를 버텨냈다. 사람들은 그가 족집게처럼 부침을 알아차리는 것에 대해 한 수 가르쳐 달라고 청한다. 이에 그는 “혜안이라기보다 나만의 경영전략, 바로 ‘남다른 전략’ 덕분”이라고 답한다. 다른 사람들이 머뭇거릴 때 치고 나가고 다른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확장할 때는 기다렸다. 그 선택을 결정하기 앞서 하나의 질문만 던진다. “이 배가 불경기에도 버틸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머뭇거리게 되면 그는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창융파 회장은 아껴야 하는 일에는 구두쇠였지만 넉넉하게 베풀어야 할 때는 누구보다 손이 컸다. 그가 가진 특별한 경영철학, 이른바 ‘이타의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업이란 독식하려고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이 같은 철학이 사업 초기부터 그의 인생의 토대였다. 그는 “내가 하는 일의 수혜자를 ‘나’로만 한정해서는 발전에 한계가 있다”며 “나와 함께하는 동료, 사업 파트너, 거래처, 그밖에 관련된 모든 이들이 이 일을 통해 보람을 얻고 만족할 때 성장의 에너지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사환 시절에 깨우친 가장 큰 삶의 지혜 가운데 하나는 “일단 마주하라”는 것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거대한 벽과 마주할 때가 있다. 그는 수백 가지 생각으로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서 말한다.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 땀을 쏟으면서 그 일을 해내는 동안 거대한 벽의 아랫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는 이 모든 과정을 ‘의지’라는 한 단어로 압축한다. ‘어떻게 사업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구체적인 수단과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인생을 당차게 살아낸 사람의 삶을 읽는 즐거움은 크다.

공병호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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