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아직 구체적 검토 안해"
[ 김보형 기자 ] 인도가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합작회사 설립을 제안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아직까지 투자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철강시장을 감안할 때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외신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작년 말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전달했다. 인도 정부는 제안서에서 국영 철강기업인 인도철강공사(SAIL), 라쉬트리아이스파트니감(RINL) 등과 포스코, 현대제철 간 합작사 설립 등을 요청했다.
모니디파 무케르지 인도 철강부 대변인은 “한국의 두 업체와 인도 내 철강 생산시설 투자를 위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특히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용광로) 합작사 건설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재인 철광석과 공장 부지 등은 인도 정부가 제공하고, 설비와 기술은 한국 업체가 맡는 방식이다. 인도엔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을 비롯해 SAIL, RINL, 타타 등 현지 대형 철강사가 고로를 가동하고 있지만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포스코는 도요타와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톱15’ 자동차 업체에 모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현대·기아차의 대부분 차종에 강판을 공급하는 등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가 2005년부터 인도 오디샤주에서 추진해온 120억달러(약 13조4000억원) 규모의 제철소가 환경 훼손 문제 등으로 중단되는 등 투자 불확실성이 큰 편이어서 섣불리 투자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게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구체적인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며 “세계 경기와 철강 시황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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