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회·꽃게무침·우럭간국…입맛 사로잡는 목포의 맛

입력 2019-01-11 17:53  

Life & 맛


[ 김보라 기자 ]
목포시는 ‘대한민국 맛의 수도’를 목표로 9미(味)를 정하고 있다. 9가지 모두 싱싱한 해산물이 빠지지 않는다. 목포는 시내 어디서든 바다가 보이는 데다 거센 파도가 없어 1년 내내 풍부한 수산물로 넘쳐나는 도시다.

1미, 세발낙지= 발이 가늘다는 뜻의 세(細)발낙지. 통째로 나무젓가락에 말아 한입에 먹는 게 정석이라지만 안전하게 먹으려면 칼로 몇 번 내리쳐 ‘낙지 탕탕이’로 먹는 게 좋다. 낙지는 서해와 남해에서도 잡히지만 세발낙지는 목포 영암 무안 신안 등에서 나는 특산품이다. 연포탕과 낙지비빔밥 등으로도 요리한다.

2미, 홍어삼합= 목포 사람들은 안 삭힌 홍어를 최고로 친다. 탱글탱글한 홍어애도 목포에선 쉽게 먹을 수 있다. 삼합은 홍어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함께 먹는 것. 삼합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에는 ‘잔칫상에서 귀한 홍어만 계속 집어 먹다가 주인에게 눈치 보일 때 돼지고기를 함께 집어 먹다가 삼합이 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3미, 민어회= 민어는 수심 40~120m 진흙바닥에 산다. 여름이 제철인데 목포의 민어회는 껍질과 지느러미, 부레까지 한상으로 먹는다. 갯바람에 꾸덕하게 말린 뒤 찜을 하거나 맑은탕으로도 요리해 내놓는다.

4미, 꽃게무침= 봄 꽃게의 살을 발라 매콤하게 양념한 뒤 흰밥에 슥슥 비벼 먹는 음식이다. 껍질을 따로 발라낼 필요가 없다.

5미, 갈치조림= 제주에 은갈치가 있다면 목포엔 먹갈치가 있다. 두툼하고 거뭇거뭇한 목포의 갈치를 보면 반짝이는 은갈치와 다른 것 같지만 사실 같은 생선이다. 다만 먹갈치는 깊은 수심에서 그물로 잡아 올리기 때문에 몸에 상처가 많이 나 검게 보이는 것뿐이다. 은갈치는 주낙이나 채낚기로 얕은 수심에서 잡는다. 먹갈치는 굽거나 조리면 고기 못지않은 육질과 식감을 느낄 수 있다.

6미, 병어회와 병어찜= 막 잡은 병어는 단맛이 나고 비린내가 없다. 살짝 얼려 회로 먹는 걸 최고로 친다. 양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목포에서도 귀한 생선으로 꼽힌다.

7미, 준치무침=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처럼 맛이 좋은 생선이다. 새가 변해 준치가 됐다는 전설도 있다. 목포 사람들은 뼈째 썰어 오이 양파 등과 함께 새콤달콤한 초장에 무쳐 먹는다.

8미, 아구탕과 아구찜= 못생기고 비늘이 없어 버려지던 아귀가 이제 귀한 생선이 됐다. 이빨 빼고 버릴 것이 없어 물곰, 물돔으로도 불린다. 국이나 찌개로 내놓거나 콩나물을 넣어 찜을 해주는 식당도 많다.

9미, 우럭간국= 제철 우럭에 무, 다시마를 넣고 끓인 뒤 청홍고추와 버섯, 소금으로 완성하는 음식이다. 매운 맛은 거의 없고 국물이 진한 데다 걸쭉하고 담백하다. 왕에게 진상하던 음식이지만 조리법이 단순해 목포의 가정에서 흔히 먹는 국이 됐다.

목포=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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