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택시, 건강 관리하는 로봇…기술이 마술이 되다

입력 2019-01-11 18:01   수정 2019-04-11 00:01

Cover Story - CES로 본 미래 트렌드


[ 오상헌/좌동욱/도병욱/김주완/전설리 기자 ] 삼성 인텔 도요타 등 글로벌 전자·정보기술(IT)·자동차업계 리더들이 한판 ‘기술 대결’을 벌인 ‘CES 2019’가 11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세계 4400여 개 업체가 참가한 올해 CES를 관통한 키워드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먼 미래’는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지난 4일간 글로벌 산업계를 달군 화두를 ‘MAGIC’이란 단어의 다섯 개 알파벳으로 풀었다.

M - Mobility

날고 걷고…이동수단의 진화

현대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등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한데 모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북관의 주인공은 자동차 업체가 아니었다. 관람객을 가장 많이 끌어모은 제품은 미국 벨헬리콥터가 선보인 ‘하늘을 나는 택시’(벨 넥서스)였다. 벨은 2023년 상용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손을 잡았다. 또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이 강아지처럼 네 발로 걷는 배달용 로봇을 공개하는 등 자동차 관련 업체들은 새로운 이동방식을 연구했다.

자율주행 연구를 열심히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얘깃거리가 안 됐다. 자동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시대가 왔을 때 승객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안겨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우디는 자동차를 3차원(3D) 영화관으로 바꾸는 방안을 제안했고, BMW는 똑똑한 AI 비서 서비스를 내놨다. 기아자동차는 승객의 감정을 읽은 뒤 음악이나 조명으로 기분을 전환해주는 기술을 공개했다.


A - AI

아마존 구글…CES 최종 승자

AI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올해 CES 출품작 가운데 AI를 활용하지 않은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AI가 대중화할수록 아마존과 구글의 양강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두 회사의 영향력은 CES 2019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곳곳에서 확인됐다. “아마존 또는 구글의 AI 플랫폼을 장착했다”는 표식은 어느 부스를 가나 흔하게 발견됐다. “CES 2019의 최종 승자는 아마존과 구글”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두 회사의 AI 플랫폼을 자사 TV와 연동하거나 탑재하기로 했다.

아마존과 구글이 CES 2019에서 AI 음성 서비스를 적용한 자동차를 전시하면서 자동차도 이들의 영향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차량을 제어하는 운영체제(OS)가 이들의 AI 플랫폼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G - 5Generation

미래기술의 고속도로가 깔렸다

올해 CES는 5G(5세대) 이동통신이 바꿀 세상을 미리 확인하는 자리였다. 올 상반기 한국과 미국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는 5G는 기존 4G(LTE)에 비해 20배 이상 빠를 뿐 아니라 반경 1㎞ 이내 사물인터넷(IoT) 기기 100만 개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움직이고 스마트공장을 돌리려면 5G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래서 5G를 ‘미래로 가는 고속도로’라고 부른다.

이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미국 반도체회사 퀄컴이었다. 5G 칩을 생산하는 퀄컴은 부스를 5G 칩과 안테나 모듈, 이를 적용한 단말기로 채웠다. 퀄컴의 5G 기술로 작동하는 자율주행차도 선보였다.

인텔은 5G를 적용한 차세대 노트북 플랫폼을 발표했다.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가상 공간에서 연예인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상황을 연출했다. 5G 세상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다.

I - Intelligent Robot

더 똑똑해지고, 가까워진 로봇

CES 2019는 로봇이 우리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안내 로봇, 서빙 로봇은 물론 반려 로봇도 여럿 출품됐다. 머신러닝으로 무장한 반려 로봇은 얼굴 표정으로 주인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미래의 애완동물’로 인정받고 있다. 일본 헬스케어업체 오므론은 인간과 탁구 대결을 벌이는 로봇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로봇시장이 상당기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되자 삼성전자도 도전장을 냈다. 삼성전자는 올 CES에서 자체 개발한 로봇을 처음 내놨다. 대표 선수는 이용자의 혈압 심박 호흡 수면 상태를 측정하고, 복약 시간과 방법에 맞춰 약을 먹었는지 관리해주는 ‘삼성봇 케어’였다. LG전자는 조만간 잔디 깎는 로봇을 상용화한다고 발표했다.

C - Cooperation

“모든 걸 다 잘하는 회사는 없다”

‘비즈니스 세계에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격언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7년 특허 전쟁’을 벌인 스마트폰 시장의 라이벌 삼성전자와 애플이 TV시장에서 동맹을 맺었기 때문이다. 올봄부터 삼성 스마트TV에는 애플의 ‘아이튠즈 무비&TV쇼’(비디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등이 적용된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은 이에 대해 “모든 걸 다 잘하는 회사는 없다. AI 생태계를 키우려면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로 힘을 합쳐야 강해지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혀 다른 업종 간 ‘이종 교배’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 CES에서 제휴를 발표한 LG전자-마이크로소프트(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아우디-월트디즈니(차량용 미디어 콘텐츠 개발) 커플이 대표적이다.

CES 특별취재팀=오상헌 차장(팀장)·좌동욱 차장·도병욱 기자(산업부), 김주완 기자(IT과학부), 전설리 차장(중소기업부), 안정락 실리콘밸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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