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성의 블로소득]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블록체인 새벽은 온다

입력 2019-01-14 10:38   수정 2019-01-14 13:19

국내시장, 정부 거부감에 프라이빗 중심으로 재편중
해외는 퍼블릭 블록체인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 포착




글로벌 컨설팅업체 가트너는 블록체인 시장이 2025년 1760억달러(약 19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2030년에는 3조1000억달러(약 3433조원)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폐막한 글로벌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도 블록체인이 주요 토픽으로 꼽혔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화두로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스마트카, 스마트홈과 함께 블록체인을 선정했다. 블록체인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이저리그’에 등장한 셈이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암호화폐) 발행을 포함하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빠진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나뉜다. 국내 업계는 당분간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분리대응 탓이다. 업체들 역시 암호화폐 투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데다 중앙집중화된 네트워크 구성도 가능한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12개 블록체인 공공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투입되는 약 85억원의 예산은 모두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이다. 업계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위주 공공사업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하락과 암호화폐 공개(ICO)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업계 자체가 공공사업 수주에 집중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처럼 국내에선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집중하는 흐름이지만,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이 3000조대로 급성장하는 핵심은 역시 퍼블릭 블록체인의 보유한 토큰 이코노미에서 나온다. 이를 부정하면 블록체인을 통한 혁신 자체에 뒤처질 수 있다.

데이터를 통해 단위 제한 없는 가치 전달이 가능해야 블록체인을 통한 혁신도 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사물통신(M2M) 등은 기기 스스로 요금을 납부하거나 데이터를 사용하며 다양한 종류의 소액결제가 이뤄진다. 현재 금융시스템에서는 배(결제 금액)보다 배꼽(결제 수수료)이 커 불가능하지만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0.5~1원 단위의 소액결제도 가능해진다.

기존 금융에 참여하지 못했던 주체들의 참여도 가능하다. ‘플라스틱 뱅크’ 프로젝트가 대표적 사례다. 사회적 기업 플라스틱 뱅크는 바다에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암호화폐와 교환하는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IBM과 함께 구축했다. 이 시스템이 적용된 아이티에선 폐플라스틱을 가져오면 암호화폐를 받아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세금을 낼 수 있다. 은행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돼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된 이들도 참여 가능한 게 특징이다.

과거 바다이야기 사태를 겪은 우리 정부가 암호화폐에 우려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세계 시장의 변화는 정부가 홀로 막을 수 없다. 도리어 국내 기업들 경쟁력만 약화시킬 뿐이다. 막을 수 없다면 마냥 방치하고 외면하기보단 엄격한 규제를 마련하고 이를 준수케 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다.

중국의 경우가 그렇다. 중국 사이버관리국(CAC)은 지난 10일 ‘블록체인 정보 서비스 관리규정’을 발표했다. 다음달 15일부터 시행되는 이 규정은, 블록체인 업체에 규정 준수 의무를 부과하며 법으로 금지하는 콘텐츠 유통을 막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물론 중국 규정은 정보를 통제하는 차원이어서 후퇴로 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해당 규정을 준수한다면 사업 영속성을 보장받는다는 시그널(신호)이 더 커 보인다. 중국과 함께 ‘유이’한 암호화폐 전면 금지국으로 꼽히는 한국 역시 참조할 필요가 있다.

회계·감사 등에 기존 금융권과 동등하거나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 못하는 부실기업들은 퇴출하면 된다. 반면 강화된 기준을 준수하는 합법 테두리 내의 업체에는 안정적으로 비즈니스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자. 적어도 우량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신사업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할 기회는 뺏지 않아야 할 것 아닌가.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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