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족에 특별한 경험을"
켄싱턴호텔&리조트 18곳서 전담 직원 '케니'까지 두고
마술·커피강의 등 체험활동 강화
제주 신라, 한라산 눈꽃 트레킹
마우나리조트 루지 트랙도 갖춰
[ 안재광 기자 ] 이랜드 계열의 켄싱턴호텔&리조트가 올해 대대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늘린다. 호텔 직원에게서 마술과 칵테일 제조방법을 배우는 등 기존에 호텔에서 보지 못한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다.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호캉스’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자 내국인 고객에게 더 특별한 경험을 줘 ‘팬덤’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다. 신라호텔 등 다른 호텔도 체험 활동을 늘리고 있어 올해 호텔업계 마케팅 키워드는 ‘액티비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감귤따기 인기 얻자 체험활동 확대
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켄싱턴호텔&리조트는 올해 국내 매장 18곳에 최소 한 개 이상 ‘시그니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지역별 호텔과 리조트의 특성을 살려 그 지역에 맞는 체험활동을 만드는 게 목표다. 예컨대 켄싱턴리조트 지리산남원은 인근 지리산 노고단을 돌아보고, 켄싱턴리조트 지리산하동에선 녹차밭 체험 및 다도 배우기 활동을 한다.
부산에 있는 켄트호텔 광안리는 멤버스 라운지에서 칵테일 만들기를 배우고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촬영을 찍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켄싱턴호텔 여의도는 바리스타와 함께하는 커피 강의도 할 예정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각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아는 현지 직원이 주도한다. 전담 직원은 ‘케니’란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다. 케니는 ‘켄싱턴’과 램프요정 ‘지니’의 합성어다.
켄싱턴호텔&리조트 관계자는 “숙박시설만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일부러 찾아오는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경주 마우나리조트는 눈썰매장까지 둬
켄싱턴호텔&리조트가 체험 강화에 나선 것은 호캉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관광과 쇼핑으로 일정이 빠듯한 외국인 관광객, 비즈니스 투숙객에 비해 호캉스족은 호텔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다. 호텔 내 수영장,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도 많이 이용한다. 이들은 호텔에서 할 수 있는 더 많은 ‘활동’을 요구하는 성향이 있다.
그동안은 외국인에 비해 수가 적어 각 호텔에서 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내국인 호캉스 수요가 크게 늘자 사정이 달라졌다. 켄싱턴호텔&리조트는 내국인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 내국인이 많이 찾는 호텔들이 선제적으로 체험활동을 늘렸다. 제주 신라호텔이 대표적이다.
이 호텔은 겨울 비수기 극복을 위해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2년간 호텔 음악회를 열었다. 2008년부터는 호텔 내 ‘레저 전문가’(GAO: Guest Activity Organizer)란 직원을 별도로 뒀다. 이들 레저 전문가와 함께 투숙객은 ‘한라산 눈꽃 트레킹’을 하고, 저녁에는 야외 온수풀에서 쉬며 영화를 보거나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매년 고정적으로 한라산 눈꽃 트레킹 패키지를 이용하는 투숙객이 많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는 눈썰매장과 누워서 썰매를 타는 루지 트랙까지 뒀다. 15일 개장하는 이곳은 규모가 10만㎡(약 3만3000평)에 이른다. 눈썰매장 안에는 빙어 낚시터까지 있어 가족 단위 호캉스족이 몰릴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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