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첫 차' 소형세단 사라진다

입력 2019-01-14 17:35  

2만弗 이하 모델 잇따라 단종
SUV에 밀려 작년 판매 29% 감소



[ 김현석 기자 ] 오랫동안 미국인들의 첫 차로 사랑받았던 2만달러 이하 소형 세단과 해치백이 사라지고 있다.

유가 하락 속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큰 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소형차 판매가 급감하자 자동차 회사들이 이들 차종을 잇달아 단종하고 있다. 1938년 처음 나와 소형차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폭스바겐 비틀마저 오는 7월 역사 속으로 퇴장한다.

14일 자동차 정보회사 에드먼드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소형차 판매량은 2017년보다 22% 감소했다. 가격 기준으로는 2만달러 이하 승용차 판매량이 29% 줄었다.

이에 따라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해 쉐보레 크루즈를 단종했고 2011년 내놨던 쉐보레 소닉도 곧 단종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지난해 포커스를 단종한 데 이어 올해 피에스타를 없앤다. 폭스바겐 비틀도 올해 7월 단종된다. 크라이슬러는 2016년 닷지 다트, 2017년 200C를 없앴다.

이반 드루리 에드먼드닷컴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소형차 시장이 4~5년 전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2010년만 해도 미국에선 2만달러 이하 소형차가 40여 종 판매됐지만 올해는 20여 종으로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낮은 휘발유값과 품질이 높아진 중고차, 첫 차 구매 연령 상승 등이 소형차 구매 감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20대 후반에야 첫 차를 사는 데다, 2만달러 이하에서 좋은 품질의 중대형 중고차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배기가스 규제 등을 완화하고 있는 것도 중대형차 선호를 부르고 있다.

JD파워에 따르면 미국 신차 구입 평균가격은 지난해 3만2500달러(약 3651만원)로 5년 전 2만9300달러보다 10.9% 상승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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