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이어 또 처분
지분율 7.11%까지 떨어질 듯
≪이 기사는 01월14일(17:3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광약품이 바이오기업 안트로젠 지분을 잇달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최대주주였으나 연이은 주식 매각에 지분율이 7%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부광약품의 지배력이 약해지자 투자심리도 가라앉으며 주가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부광약품은 14일 안트로젠 주식 60만171주를 장내매도 혹은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예상 매각가격은 397억원이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부광약품의 안트로젠 지분율은 14.22%에서 7.11%로 낮아진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투자자금 회수를 위한 지분 매각”이라고 설명했다.
안트로젠은 부광약품 임원이었던 이성구 대표가 2000년 세운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다. 설립 때부터 부광약품이 지속적인 투자로 사업에 필요한 ‘실탄’을 지원했다. 안트로젠이 201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을 때도 부광약품은 28.78%의 지분을 보유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 이 당시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과 부인 백정순 씨, 장남인 김상훈 부광약품 대표, 김 회장의 딸 김은미, 김은주 씨 등 부광약품 오너 일가도 안트로젠 지분을 취득하며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상장 이후 줄곧 공모가인 2만4000원을 밑돌던 안트로젠 주가가 2017년 10월부터 큰 폭으로 뛰자 부광약품 오너 일가는 연이어 보유 주식 매각에 나섰다. 김 회장이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에 걸쳐 보유 주식(7만9400주)을 모두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김상훈 대표와 백정순, 김은미, 김은주씨가 차례로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안트로젠 주가는 개발 중인 줄기세포치료제가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허가를 받은 것이 알려지며 지난해 4월13일엔 19만7700원(종가기준)까지 치솟았다.
부광약품도 지난해 8월과 10월에도 안트로젠 지분 총 40만주를 매각했다. 당시 안트로젠 주가가 7만~10만원대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주식 처분으로 손에 쥔 현금은 300억원대로 추정된다. 부광약품은 이번 매각으로 최대주주 지위도 이성구 대표(지분율 11.93%)에 넘겨줬다.
부광약품까지 연이어 보유 지분을 팔아치우면서 안트로젠 주가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이 대표가 “주가가 지나치게 올라있다”고 밝히면서 과열된 투자심리가 식어 9월 초 10만원대가 붕괴됐다. 그 이후에도 하락을 반복하며 14일 6만3500원까지 주저앉았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