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 기울기 따라 '오조준'
10㎝ 정도 올라가 있다면 타깃도 오른쪽 10㎝ 겨냥
체중을 양발에 고루 나누면 상하체 기울기 저절로 맞춰져
스윙크기 줄이고 피니시 짧게
[ 조희찬 기자 ]
스크린 골프와 필드 골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스크린 골프 인구 수(351만 명·2017년 기준)는 이미 필드 골퍼(264만 명)를 넘어섰다. 구력 2년 이하 신규 골퍼 중 85.5%가 스크린 골프를 하고 있다. 이들 중 사계절 스크린 골프만 즐기는 인구가 절반을 넘는다. 스크린으로 필드 골프 훈련을 하는 프로도 점차 늘고 있다. 필드 골프를 스크린에 구현하는 ‘재현율’이 높아진 데다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든 골프를 연습하고 즐길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스크린으로 익혀 봄 필드 실전 골프에서 쓸 ‘스크린골프로 배우는 실전 샷’ 시리즈를 시작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출신 정현우 프로가 자문과 시범을 맡았다.
스크린 골프장에서 화면만큼이나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스윙 플레이트’다. 산악 지형이 대다수인 국내 골프장을 스크린에 재현하다 보니 평평한 지면보다 경사면이 더 많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구력이 짧은 아마추어 골퍼라면 스윙 플레이트 작동 옵션을 ‘OFF’로 살며시 끈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터. 정 프로가 ‘왼발 쪽 오르막 경사면 해법’으로 강조한 부분은 △우측 조준 △양발 체중 50 대 50 분배 △4분의 3 스윙 등 세 가지다. 그는 “스크린 골프장에선 경기 시작 전 임의로 스윙 플레이트를 조절할 수 있는 만큼 연습모드에서 충분한 반복 연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타깃보다 오른쪽 봐라
왼발 쪽(타깃 쪽)이 높은 경사면(오른손잡이 기준)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실제 타깃보다 오른쪽을 보는 우측 조준이다(사진①). 중력에 의해 체중이 오른발 쪽(내리막 쪽)으로 쏠리면서 임팩트 순간 클럽이 닫히거나 당겨지는 현상을 감안한 것이다. 얼마나 오른쪽을 봐야 하는지는 경사도, 남은 거리에 따라 다르다. 스크린 골프장의 스윙 플레이트는 공이 떨어진 곳의 실제 기울기에 따라 각도를 조절한다. 그럴 땐 컴퓨터만큼 정확하긴 힘들더라도 ‘눈대중’으로 플레이트 앞쪽이 얼마나 들렸는지 파악하면 된다. 각도보단 스윙 플레이트가 올라간 높이를 가늠하는 것이 좋다. 스윙 플레이트가 지면에서 10㎝ 정도 올라가 있다면 타깃도 오른쪽으로 10㎝가량 움직이면 된다. 필드에서도 측면에 있는 카트 도로나 벙커 등을 이용해 가늠할 수 있다.
체중 양발에 고루 나눠야
왼쪽 오르막 경사에선 몸이 평지에서의 스윙을 기억해 백스윙 때 과도하게 왼 어깨가 지면 쪽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또 경사도에 맞춰 상체와 하체를 제대로 정렬하지 못해 밸런스가 무너지는 일이 잦다. 악성 훅만큼이나 뒤땅 토핑 같은 미스샷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이다. 정 프로는 “어깨 라인을 경사면의 기울기에 최대한 평행하게 맞춰 정렬한 뒤 체중을 양발에 균등하게 50 대 50으로 배분한다는 느낌으로 어드레스를 하면 상하체가 자연스레 경사면과 평행을 이룰 확률이 높아진다 (사진②)”고 조언했다.
오른발 떼지 않고 스리쿼터 스윙
오르막 경사에서 풀스윙은 금물이다. 클럽이 경사의 기울기에 따라 평소와 다른 궤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콘택트’를 우선해 클럽 헤드의 스위트스폿에 공이 맞을 확률을 높여야 한다. 따라서 스윙 크기를 줄이고 피니시도 평소보다 짧게 끊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한 클럽 이상 긴 클럽을 잡는 게 유리하다.
정 프로는 “평소보다 하체를 절반만 돌린다는 생각으로 오른발을 지면에서 떼지 않는 ‘4분의 3’ 스윙을 하는 게 좋다(사진③)”며 “오른발이 떨어지지 않지만 체중 이동을 위해 몸통을 타깃 쪽으로 밀어준다는 느낌으로 체중을 왼발에 보내주면 스크린과 필드에서 오르막 경사 샷 때문에 타수를 잃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우 프로는
▷ KLPGA 정회원
▷ 2007년 KLPGA 입회
▷ 2008년 KLPGA 정규투어 프로선수
▷ 한국체육대 대학원 스포츠교육학 석사
▷ 볼빅브이닷 홍보모델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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