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승룡 "마약반·조폭·형사 합친 이야기 색다른 재미 줄 것"

입력 2019-01-15 17:18  

23일 개봉 '극한직업' 주연 류승룡…따뜻한 형사 반장 연기


[ 유재혁 기자 ] 류승룡(49·사진)은 흥행산업의 최전선에 선 듯 출연한 영화들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탔다. 1000만 영화 ‘광해’ ‘7번방의 선물’ ‘명량’ 등으로 승천한 뒤 ‘손님’ ‘도리화가’ ‘염력’ ‘7년의 밤’ 등 4편 연속 추락했다. CJ ENM이 배급하는 ‘극한직업’(오는 23일 개봉)은 하강기를 끝내고 상승세로 돌아서게 할지 주목된다.

영화는 시사회 관객을 시종 웃기며 갈채를 받았다.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마약반 형사들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치킨집을 위장 창업했다가 전국 맛집으로 떠오르면서 식당 경영과 범죄 소탕을 함께하는 코믹 수사극이다. 류승룡은 승진에서 탈락한 마약반 고 반장 역으로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 팀원들과 ‘협동 코미디’를 만든다.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기존 형사 영화들과 여러모로 다릅니다. 우선 잔인하지 않아요. 비리 수사보다는 범죄자를 잡기 위해 형사들이 분투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죠. 형사들이 우왕좌왕하면서도 사건을 해결해 통쾌하게 마무리합니다.”

‘극한직업’이 도입한 위장 창업이라는 소재가 웃음의 기폭제다. 진지하게 수사 방향을 얘기하다가 갑자기 걸려온 주문 전화를 받고는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수원 왕갈비 통닭입니다”를 읊조릴 때 객석은 웃음바다로 변한다.

“시나리오를 읽고 킥킥 웃었어요. 마약반, 조폭, 형사 등은 많이 보던 것인데 합치고 보니 생소하고 신선해 재미있겠다 싶었죠. 익숙함 속에 새로움을 첨가한 영화였습니다.”

고 반장은 집에서는 아내에게, 직장에선 상사에게 구박받지만 팀원들을 따뜻하게 다독인다. 예상치 못한 좀비 액션도 선보인다. 12번이나 칼에 찔리고도 살아남아 ‘좀비 반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고 반장의 끈질긴 생존력을 그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마약반 5명의 ‘케미’와 촘촘한 코믹망,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이 살아 있는 시나리오가 잘 어우러졌어요. 이하늬 씨는 모든 현장에서 리더 역할을 하며 배우들을 편안하게 이끌었죠. 이 감독이 ‘무결점이 결점인 배우’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진선규 씨는 ‘이렇게 착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착한 친구입니다. 이동휘 씨는 감각이 뛰어난 친구예요. 시나리오상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캐릭터인데, 중심을 잘 잡으며 자기 몫을 다해줬죠. 공명 씨는 별명이 ‘멍뭉이’였는데, 몸과 마음이 건실한 친구입니다.”

류승룡은 지난 4년간 흥행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술과 담배를 끊고 차(茶)의 세계에 빠졌다. 차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무, 흙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 취미로 차 테이블 등을 제작하게 됐다고 한다.

“‘어른의 의무’라는 책을 보면 말을 적게 하고, 잘난 척하지 말고, 항상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라고 돼 있어요. 촬영 현장에서도 저는 가급적 말수는 줄이고, 후배들에게 차를 타주고, 지갑을 열었어요. 후배들도 자기 안에 있는 에너지를 마음껏 끄집어내더군요.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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