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연구소 방문 제의에 문 대통령 "가겠다"
[ 박재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한 간담회 직후 일부 기업인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산책 당시 서울 종로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99㎍/㎥,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69㎍/㎥로 모두 나쁨 상태였다.
청와대는 “형식적인 대화형식에서 벗어나 편안한 대화를 위해 기획했다”고 했다. 당초 극심한 미세먼지가 산책의 변수로 떠올랐지만 이날 오후부터 찬바람이 불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지면서 예정된 일정을 강행했다.
산책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이 함께 했다. 참석자들은 따뜻한 커피가 담긴 보온병을 손에 든 채 영빈관-본관-소나무길-소정원-녹지원 코스로 25분간 걸었다.
여전히 뿌연 하늘 탓에 ‘미세먼지’ 산책 주요 화제로 떠올랐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삼성, LG는 미세먼지연구소가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때문에 연구소를 세웠다”며 “공부를 더 해서 자세히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광모 LG 회장을 향해 “미세먼지연구소는 엘지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라고 물었고, 구 회장은 “그렇습니다.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만들었다”고 답했다.
특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산책 명단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요즘 현대그룹은 희망 고문을 받고 있죠. 뭔가 열릴 듯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는, 하지만 결국은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삼성전자 연구소 방문을 즉석에서 깜짝 제안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요청에 문 대통령은 “얼마든지 가겠다”며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라고 호응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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