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에 공익 감사 지난 11일 청구, 착수시 6개월 내 결과 발표
스포츠윤리센터 설립, 인권관리관 배치 예정
체육계 성폭력 사건들이 잇따라 폭로되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국가대표 선수 관리와 운영 실태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문체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오영우 체육국장 주도로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 대책 후속조치 계획을 발표하며 “진천선수촌, 태릉선수촌과 같은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성폭력이 이루어졌다는 피해자의 진술과 더불어 국민과 언론의 공분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해 문체부는 국가대표 선수촌 운영 등 국가대표 선수 관리?운영실태에 대하여 감사원에 (지난 11일)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체육계 비리에 대한 자체 감사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성폭력 비위가 발생했고 대국민 신뢰 확보를 위해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하게 됐다. 감사원은 현장 조사를 거친 뒤 1개월 안에 공익 감사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감사를 실시하면 6개월 내에 결과를 발표한다.
문체부는 연이은 체육계 성폭행 파문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감사가 실시되면 성실하게 감사에 임하고 문제가 지적되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뿐만 아니라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체부는 추가 후속조치 계획으로 체육분야 (성)폭력 조사에 국가인권위원회의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체육계 비리 업무를 전담하는 독립기관으로 ‘스포츠윤리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추진한다. 또 성폭력에 대한 징계를 강화하고, 인권관리관을 배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문체부는 체육계를 휘감고 있는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한체육회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선 섣불리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오 국장은 “체육회 책임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회장과 관련된 문제는 관련 규정에 다라 처리돼야 할 문제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문체부의 산하 공공기관이면서 동시에 국가올림픽위원회(NOC)로서의 지위도 갖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정부가 NOC에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문체부의 관림 감독 권한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전날 체육회 이사회에선 문화연대, 체육시민연대 등 체육·시민 사회 단체들이 찾아가 이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마지막 각오로 정상화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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