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라면서…서울 5년간 택시 폐업 '제로'

입력 2019-01-16 17:31  

택시업주들 문어발식 확장

버스회사 동시 소유주도 있어
減車 외치지만 면허반납 거의없어



[ 김우섭/김소현 기자 ] J모 회장은 서울에서 16개의 택시회사(총 1500여대)를 운영하고 있다. 2013년 J운수(95대)와 D운수(94대)에 이어 이듬해 70대 규모의 I운수까지 인수하는 등 꾸준히 몸집을 불려왔다. 전국 최대 택시 사업자이자 액화천연가스(LPG) 충전소와 자동차 정비 공장, 부품 대리점을 다수 소유하고 있는 택시업계 거물이다.

서울시에 등록된 255개 택시사업주 가운데 J 회장처럼 택시회사를 두 개 이상 보유한 복수사업자는 35.6%에 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255개 택시회사 중 최근 5년간 부도가 나거나 면허를 반납한 사례가 없었다”며 “매년 적자가 나고 경영이 어렵다면 사업을 계속하고 확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택시 업주들은 카풀(출퇴근 차량공유 서비스) 등 신사업이 등장하면 “만성 적자인 택시업계가 다 죽는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물밑에선 막강한 자금력과 사업 노하우로 몸집을 계속 불려오고 있다.

택시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선 적어도 수십억원이 필요하다. 택시 한 대당 3000만~5000만원인 면허 거래 비용뿐 아니라 차고지도 확보해야 한다. 담보가 확실한 사업 특성상 은행 대출이 손쉬운 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역별로 있는 택시 조합의 새마을금고에서 대부분의 대출이 이뤄진다. 택시 4단체 간부 중에선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 출신도 있다. 노조위원장 출신이 택시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택시회사 전직 간부는 “은행 대출을 받아 회사를 인수해도 이자 비용 이상은 충분히 벌 수 있는 구조”라며 “사납금 제도가 유지되는 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대표 자신과 친인척 등으로 구성된 임원들의 고액 연봉은 별도다. 택시사업자들이 공급 과잉이라며 감차를 외치지만 정작 택시 면허를 반납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법인택시 감차 대수는 2016년 50대, 2017년 24대에 불과하다. 지난해엔 감차한 택시 자체가 없었다.

한 사업주가 여러 회사를 운영하면서수직화를 통한 대형화를 하지 않는 것도 택시업계의 독특한 특징이다. 법인을 여러 개로 쪼개서 관리하면 외부감사(자산 120억원 이상)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김우섭/김소현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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