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수소차 전략 '탄력'…올해 판매 목표 6배 확대

입력 2019-01-17 15:14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수소전기차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가 17일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수소차산업 육성 의지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개발 역사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연료전지 개발을 본격화했다. 같은 해 11월 산타페를 모델로 첫 연료전지차를 선보였다. 2004년엔 미국 전역에서 투싼 연료전지차 32대를 운행했다. 2008년엔 투싼 연료전지차 2대와 스포티지 연료전지차 1대 등 자체 개발한 차량으로 미 대륙을 동서 횡단했다.

2013년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양산 체제를 갖췄다. 투싼ix 수소차를 상용화했지만 높은 가격과 인프라 부족 문제로 초기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이후 현대차는 주행거리와 안전성에 주안점을 뒀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차 확대 흐름에 맞춰선 침차게 준비한 차세대 수소차 넥쏘를 지난해 내놓았다. 1회 충전 주행거리와 고효율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통한 짧은 충전시간, 높은 수소탱크 안정성, 기술력이 집약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가격은 보조금을 적용하면 모두 6890만원∼7220만원이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최대 3500만원의 보조금을 모두 적용하면 3390만∼3720만원으로 낮아진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준이다. 넥쏘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949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올해 넥쏘의 글로벌 판매 목표를 6000여 대로 잡았다. 수소차 보조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내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전년 판매량보다 6배나 많게 잡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부 계획대로 오는 2025년 수소차 10만대 양산체계가 갖춰진다면 수소승용차 가격이 현재의 반값인 3000만원대로 낮아지는 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보조금은 현재 하이브리드차 정책처럼 수소차 및 수소 충전가격 하락에 맞춰 단계적으로 줄다가 10만대 양산 시점에 완전히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상용 부문에서도 수소차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2006년 1세대 수소전기 버스 모델을 개발한 현대차는 2009년 2세대 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2017년부터 3세대 모델을 운영 중이다. 3세대 모델은 가속 성능과 등판 성능, 내구성 등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첨단 안전사양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엔 평창올림픽 기간에 시내버스로 활용됐다.

서울시의 시내버스 정규노선에 시범 투입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서울을 비롯해 울산과 광주, 창원, 서산, 아산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총 30개 시범 운영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국내에서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차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약 124곳의 주요 부품 협력사와 2030년까지 연구개발(R&D)과 설비 확대에 모두 7조6000억원을 신규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확대를 위해 현대모비스 충북 충주 공장에 제2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연간 3000대 규모인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능력을 2022년까지 4만대로 확대해 늘어나는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만드는 장치인 수소 연료전지시스템(연료전지 스택)은 수소차의 엔진 격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충주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충주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서 "수소차처럼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는 신산업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서 산업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대한민국과 현대차그룹이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 경제라는 글로벌 에너지 변화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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