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동부 시간으로 이르면 18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미국과 아시아 외교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이날 백악관에서 만난 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WP는 또 만약 회담 개최 사실이 발표된다면, 회담 시기와 장소는 오는 3∼4월 베트남 다낭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은 북미 고위급회담을 위해 17일 워싱턴DC를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WP는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18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1차적으로 김 부위원장의 방미는 지난해 말 전격 취소됐던 폼페이오 장관과의 고위급회담을 다시 열기 위한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얘기하는 것이 북한의 원래 목표라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6월 제1차 북미정상회담 직전, 역시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직접 백악관을 찾았던 이례적인 외교 행보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미 해군연구소(CNA) 켄 가우스 박사는 WP에 "북한은 자신들이 협상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트럼프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은 이것은 지도자 대 지도자 간 관계이며, 폼페이오 장관이나 비건 대표와 만나는 것은 단지 회담 실행계획(로지스틱스)을 짜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17일 밤 워싱턴에 도착하는 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 외에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국장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북한 통일전선부와 CIA가 주도적으로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조율을 진행해왔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일부 언론은 CIA 코리아미션센터와 통일전선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제2차 북미정상회담 논의차 판문점 등에서 수차례 극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김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에서 북미 양측 논의에 진전이 있다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첫 실무협상도 개최될 수 있을 것으로 미 관리들은 기대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북미 실무협상 채널은 지난해 8월 비건 특별대표가 임명된 뒤 지금까지 한번도 가동되지 못한 상태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 및 로지스틱스(실행계획) 조율을 위해 조만간 본격적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WP는 그동안 북측이 비건 대표에 대해 냉담한 태도를 보이며 그와의 실무협상도 거부해왔으나 만약 김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에서 성과가 도출된다면 비건 대표와 최 부상도 조만간 유럽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대릴 킴벌 미 군축협회 소장은 "미국이 조만간 한미연합훈련을 추가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하고 훈련 명칭도 새로 지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 있는 움직임은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주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협상 전략을 확고히 가다듬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 부위원장은 이번 방미에서 회담 날짜, 장소 등을 확정하는 것 외에 미국이 북한에 어떤 상응 조치를 할 수 있는지를 놓고 광범위하게 윤곽을 잡으려할 것이라고 W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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