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운영사 교체하기로…시행사가 직영

입력 2019-01-18 15:14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개화∼신논현) 시행사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방만 경영' 논란이 불거진 프랑스계 운영사를 교체하고, 직영하기로 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메트로9호선은 운영사인 서울9호선운영 주식회사에 이날 1단계 구간 관리운영위탁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운영수수료 협상 결렬에 따른 조치다.

서울시는 "양측 간 운영수수료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시행사가 시에 현 위탁계약의 해지 및 시행사 직영 운영 방안을 건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시는 시행사가 다른 위탁 운영사를 선정해 재위탁하기보다는 직접 운영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시행사의 제안을 검토·승인했다"고 밝혔다.

지하철9호선 1단계는 서울시가 시행사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에 관리운영권을 주고, 시행사는 다시 운영사인 서울9호선운영㈜에 운영을 위탁하는 구조다.

메트로9호선과 9호선운영 간 계약 기간은 2013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10년이며, 5년이 지나면 운영수수료 협상을 거쳐 후반기 계약을 하게 돼 있다.

양측은 작년 8월부터 후반기 협상을 벌여왔으나 지난 11일 메트로9호선이 요구한 합의안을 서울9호선운영이 거부하면서 최종 결렬됐다.

협상 결렬에는 현 운영 구조의 문제점이 한몫했다. 다단계 구조로 운영되다 보니 시행사가 적자를 보면서도 운영사에는 계약에 따라 연 700억원의 운영수수료를 주는 상황이 지속했다.

메트로9호선은 지난해 운영비로 약 760억원을 서울9호선운영에 지급했다. 이로 인해 적자가 커지자 서울시는 재정보조금 약 400억원을 메트로9호선에 투입했다.

서울9호선운영이 매년 모회사인 파리교통공사(RDTA)에 수십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점도 문제가 됐다. RDTA가 서울시9호선운영에 투입한 초기자본금은 8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배당금을 운영 실적에 따라 지급하다 보니 자본금의 수십 배에 달하는 배당을 받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프랑스인 대표이사 자녀의 국제학교 등록금과 경영진 아파트 임대료로 연간 수천만원을 지원한 점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메트로9호선은 이번 협상에서 서울9호선운영의 과도한 이윤 추구를 문제 삼아 매출 대비 수익률을 현 5.7%에서 3%로 낮추고, 분기마다 경영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서울9호선운영은 수익률 인하에는 공감했으나 합의서에 관련 내용 명시와 경영자료 제출은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영사 교체가 결정되면서 노조가 예고한 파업이 현실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9호선운영 노조는 사측의 방만 경영으로 인해 정작 필요한 인력은 제대로 충원되지 않는다며 운영사 교체를 요구해왔다. 노조는 지난 8일 파업을 가결한 데 이어 이번 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프랑스 운영사의 퇴출을 환영한다"며 "쟁의행위 철회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서울시에 ▲ 박원순 시장 임기 중 공영화 로드맵 완료 ▲ 혼잡도 해결 대책 수립 ▲ 고용승계 보장 ▲ 인력 확충 등을 촉구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운영 계약 해지 시 시행사는 운영사의 직원을 승계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관리운영 서비스를 직접 이행해야 한다. 운영사는 운영회사의 정보 및 운영시스템 등을 반환하고, 신규직원에 대해서는 연수를 제공해야 한다.

서울시메트로9호선은 한화자산운용, 삼성생명, 신한은행 등 국내 금융업체 11개가 투자한 특수목적회사(SPC)로, 2038년까지 1단계 관리운영권을 갖고 있다.

1단계 구간과 달리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 구간(신논현∼중앙보훈병원)은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직영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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