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에 현금 지원… 구글·페이스북 속내는

입력 2019-01-2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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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IT과학부 기자) 인터넷업계의 ‘공룡’인 구글과 페이스북이 언론사에 수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나섰다. 뉴스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이유에선데,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미국 페이스북 본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향후 3년 간 언론에 3억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 미디어 관련 기관을 거쳐 현지 지역 언론에 투입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캠벨 브라운 페이스북 부사장은 “우리는 지속해서 가짜뉴스, 잘못된 정보, 낮은 질의 뉴스와 맞서 싸워왔다”며 “지역 뉴스 조직이 성장하고 번성하도록 도울 기회와 책임을 갖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언론에 투자하더라도 페이스북에 게재되는 뉴스를 보강할 것을 전제조건으로 달았지만, 이번엔 그런 요구도 하지 않기로 했다. 언론사가 자생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뉴스 생태계를 되살리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영국에서도 지역 언론을 위해 600만달러(약 67억원)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구글은 지난해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라는 언론 육성 프로그램에 3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 측은 “온라인 동영상 뉴스의 미래와 유튜브에서의 뉴스 경험 향상 노력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심사 결과 23개국 87개 매체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국내에서는 JTBC와 한겨레가 각각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를 받기로 했다. 두 언론사는 이 돈으로 유튜브에 생방송 동영상 뉴스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에서 뽑힌 언론사들의 면면을 보면 전통적인 신문, 방송사는 물론 인터넷매체, 지역 매체, 통신사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구글은 과거 ‘뉴스랩 펠로십’ ‘넥스트저널리즘 스쿨’ 등을 통해 언론계를 간접적으로 지원한 적은 많았지만 언론사에 직접 자금을 대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코리아는 오는 25일 서울 대치동에서 구글 본사의 뉴스 담당자와 국내 유명 언론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 서울 포럼’도 연다.

업계에서는 이들 인터넷 기업들의 투자가 질 좋은 뉴스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평가도 있지만, 언론계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해외 인터넷기업에서 자금을 받은 언론사들은 이들에 대한 비판에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언론사가 신청서를 내고 줄을 서면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선택한다는 점은 오히려 ‘거대해진 인터넷 권력’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구글은 ‘서버가 외국에 있다’는 점을 교묘하게 활용해 국내 인터넷기업이 받는 규제나 망사용료 부담, 납세 의무 등을 피해간다는 지적을 숱하게 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미국 대선 등을 기점으로 ‘가짜뉴스 유통창구’라는 비난에 시달려 왔다. (끝) /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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