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치료 후보물질 개발한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최대주주로
이우현 사장의 끝없는 도전
사업 포트폴리오 계속 확대…바이오 벤처 투자 늘릴 듯
[ 박상익 기자 ] 태양광소재 기업 OCI가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태양광, 화학에 이어 바이오까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이우현 OCI 사장(사진)의 전략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바이오벤처 지분 29.3% 확보
OCI는 21일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와 50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로 OCI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지분 29.3%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됐다. OCI는 후보물질군(파이프라인)에 대한 공동개발권과 신규 파이프라인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권리 등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계약은 OCI가 지난해 바이오사업본부를 꾸린 후 첫 투자 발표다. OCI 관계자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췌장암 치료 후보물질 ‘SNB-101’과 ‘이중나노미셀’ 플랫폼 기술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이들 물질과 기술 모두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SNB-101은 다양한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이 제한적이던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1상 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중나노미셀은 약물전달 기술의 일종이다. 인체 내에서 잘 녹지 않아 약효 발현이 어려운 약물이 수용성을 갖도록 이중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수진 OCI 바이오사업본부장(부사장)은 “향후 다른 투자와 연계해 혁신 플랫폼과 항암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양광·화학 이어 바이오까지 확장
OCI는 태양광 전지(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을 비롯해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다. 창업 60년을 맞은 OCI가 포트폴리오를 바이오까지 확장한 것은 기존 사업만으로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급락해 OCI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증권가에서는 OCI가 지난해 4분기 1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OCI는 지난해 5월 부광약품과 합작사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하는 등 바이오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사장은 화학 사업으로 다져진 OCI의 나노기술 등이 바이오 사업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매년 100억원 이상을 신약개발 등에 공동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OCI 바이오사업본부는 향후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바탕으로 국내외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OCI가 조만간 이번과 비슷한 방식으로 2~3건의 추가 투자를 할 것”이라며 “신약개발, 임상, 생산, 기술이전, 네트워킹 등 광범한 바이오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게 OCI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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