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2000선이 붕괴됐던 코스피지수가 상승흐름을 지속해 2100선 초반대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상승세의 지속은 이달 말 나올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22일 오전 10시31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5.48포인트(0.26%) 내린 2119.13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하향조정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잡음은 여전하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그간 코스피를 끌어올린 것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기대감, 미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감 등"이라며 "이제부터는 상승의 근거를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대감은 언제든 실망감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현재 지난해 11월 이후 나타난 등락 구간(박스권)의 상단에 도달했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경제지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경제지표의 개선 가능성이 가시화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경제지표 개선의 징후들은 나타나고 있다. 경기를 판단하는 씨티그룹 경제서프라이즈 지수는 최근 반등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유럽과 신흥국 등에서 의미 있는 반등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는 미국의 12월 소매판매도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소매판매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자동차와 백화점 및 할인매장 판매 수치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만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가 나올 이달 말까지는 코스피의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정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에 핵심 쟁점은 지적재산권인데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오는 30일 예정된 장관급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기부양 의지가 강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면, 중국이 지적재산권 문제에서도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관련 불확실성은 코스피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