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정부 지출 확대에 힘입어 예상보다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경기 하강 영향으로 2% 중반대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1.0%(직전 분기 대비)를 기록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지난해 1분기(1.0%) 이후 3분기 만에 최고치다. 또한 이는 전년 동기보다 3.1% 성장한 수치로 2017년 3분기(3.8%)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가 4분기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소재용 하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출부문별 GDP 기여도는 민간소비와 정부소비가 각각 0.5%p 증가했다"며 "건강보험급여비 등 정부지출이 주요했고, 민간소비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소비가 3분기에 이어 큰 폭 증가(전분기비 3.1%, 성장기여도 0.5%p)한 가운데, 3분기에 부진했던 민간소비 및 설비와 건설투자가 각각 1.0% 및 3.8%, 1.2% 증가로 확대됐다"며 "반면에 3분기에 3.9% 급증했던 수출은 4분기에 2.2% 감소로 반전됐다"고 했다.
정부소비를 제외하면 4분기 GDP의 전기비 성장에는 긍정적 기저효과가 상당부분 작용했음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4분기에 민간소비가 큰 폭 증가했지만 아직은 추세적 회복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며 "2018년 2월 이래 추세화된 고용 부진이 유의미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4분기에 중립선(100)을 하회한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큰 폭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2019년 GDP가 전년동기비 상반기 2.3%, 하반기 2.7% 성장하며 연간 2.5% 성장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소 연구원도 "생각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2018년을 마무리한 점은 다행이지만, 국내 경제에 비우호적인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며 "2019년 한국 경제는 점진적인 하락 국면이 지속되며 연평균 2.4%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도 고조된다"며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업황 악화가 부담이지만 전년대비 9.7% 증액한 슈퍼 예산, 정부의 친노동 정책 기조 조율 의지 등 정책 변화 조짐에 경기 하강세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외 정책 갈등 완화 시 올해 연간 2% 중반의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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