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봉사단체인 ‘인천서구 희망봉사단’은 2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청 직원 장례식 다음날 술자리에서 벌어진 이 구청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수사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자녀들과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 회원 10여명은 “구청 직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가장 가슴 아파해야 할 구청장이 술판도 모자라 노래방에서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자체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지난 8일 공영주차장 건물에서 구청 직원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 11일 기획예산실 직원 30여 명과 저녁 술자리와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던 중 남녀 직원들의 볼에 입맞춤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 2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남녀 모든 직원들에게 등을 두드리고, 고생이 많았던 일부 남녀 직원들 볼에 고마움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들은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격려라고 얘기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입장문은 논란에 기름만 부었다는 평가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직원들이 일상적으로 있는 격려라고 했다”며 ‘유체이탈식 화법’을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희망봉사단은 “대한민국 어느 구청장이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볼에 고마움을 표현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궁색한 자기변명과 궤변으로 일관하지 말고 구청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서은 희망봉사단장은 “수사당국의 조사과정에 따라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추가 기자회견 등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인천여성회 등 시민단체들도 21~22일 이재현 구청장을 비난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고 더불어민주당과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구청장의 여직원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지시했다. 인천 서부경찰서도 이 구청장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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