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지 8월, 시영 내년 9월, 8단지 2021년 '예정'
전용 59㎡ 분양권, 19억에서 15억대 '가격 조정'
[ 윤아영 기자 ]
서울 강남 개포동에서 다음달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다. 2022년까지 1만8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양재천 건너편 대치동과 함께 새로운 부촌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재건축을 진행 중인 반포·잠원동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한강변 최고 부촌으로 떠오른 것처럼 대치·개포동이 비(非)한강변 최고 인기 주거지역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달부터 입주 스타트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980년대 저층·소형 중심(전용면적 30~60㎡) 아파트가 서민 보금자리로 지어진 개포동이 고층·중대형 중심의 부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가장 먼저 래미안블레스티지(옛 개포주공2단지)가 다음달 입주를 시작한다. 삼성물산이 총 1957가구로 재건축한 단지다.
이어 오는 8월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아너힐즈’(1320가구)가 입주한다. 내년 9월에는 ‘래미안강남포레스트’(개포시영·2296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개포주공1단지(6642가구)는 주민 이주를 진행 중이고, 개포주공4단지(3343가구)도 올해 안에 일반분양을 할 계획이다. 15층 내외 중층 아파트인 개포주공 5~7단지도 느리지만 꾸준히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추진위원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같은 개포지구 내 일원동에선 입주가 시작됐다.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 재건축·850가구)은 지난해 11월부터 입주했다. 2021년 7월에는 ‘디에이치자이개포’(주공8단지·1996가구)가 집들이할 예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개포지구가 비한강변 최고 인기 주거지역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학군·우수한 자연환경 등을 두루 갖춘 대규모 신축 아파트촌이어서다. 개포지구는 대치동 학원가와 가깝고 강남이나 경기 분당, 판교로 이동하기도 수월한 위치다. 양재천과 대모산을 끼고 있어 쾌적하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영향으로 강남권에서 재건축이 사실상 중단될 전망”이라며 “새 아파트란 희소성도 갖춰 개포지구가 고급 주거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매·전세가격 장기 전망 밝아
다만 당분간 매매·전세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책이 약효를 내고 있는 데다 올해 강남권 신규 입주 물량도 넉넉한 편이어서다. 그러나 전세가격 약세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부동산 전문인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변호사는 “재건축을 위한 이주 수요가 계속되는 데다 수도권 신규 입주물량도 작년을 정점으로 줄어드는 추세여서 전셋값 하락세가 장기화되긴 어렵다”며 “지금 전세를 들어가는 이들은 2년 뒤 오른 전세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0억원이던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59㎡ 전세 호가는 현재 5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전용 84㎡ 호가도 같은 기간 12억원에서 8억~9억원대로 내렸다. 개포동 Y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입주 전 세입자를 찾고 싶어 하는 집주인들이 급전세 시세를 계속 낮추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분양권 및 입주권 호가도 작년 말 대비 떨어지고 있다.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59㎡ 분양권은 지난해 8월 16억3900만원에 거래되며 분양가격보다 7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그 후 로열 동, 로열 층 매물 가격은 19억원대까지 호가가 올라갔지만 현재는 최저가가 15억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호가가 24억원까지 올랐던 전용 84㎡ 입주권은 올해 들어 20억~21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개포동 T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9·13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완전히 막았다”며 “일부 집주인이 잔금을 치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매매 호가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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