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뒤끝? 빙상계 성폭력 국회 기자회견 주도한 손혜원 블러 처리 전말은

SBS가 빙상계 성폭력 고발 국회 기자회견을 보도하면서 관련 사진에 등장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을 흐리게 처리하는 이른바 블러처리로 논란에 휩싸였다.

SBS 이성훈 기자는 22일 오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오전에 '젊은 빙상인연대 기자회견' 화면 모자이크 관련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었다"며 "제가 사정을 잘못 파악해서 적은 글이었다. 상처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이 기자는 이날 오전 "SBS는 어제 '젊은 빙상인 연대, 전명규 수사 촉구' 기사에서 손혜원 의원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적이 없다"며 "처음 이미지를 조작하고 유포하신 분께는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SNS에 적었으나 얼마 뒤 해당 글을 지웠다.

그는 글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 "내근이었던 어제, 젊은 빙상인 연대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정오뉴스 팀에서 급히 방송하고 싶으니 단신을 작성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기사를 작성했고, 화면 편집을 의뢰한 뒤, 이상 없이 방송되는 걸 확인했다"라면서 "오늘 오전 출근해서 메일함을 열어보니, 제가 손혜원 의원의 얼굴을 블러 처리했다고 비난하는 메일들이 와 있었다. 분명 어제 방송에서 블러 같은 게 없었던 걸 직접 봤던지라, 어안이 벙벙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된 화면을 다시 확인했지만 블러는 없었다. 화면을 편집한 분도 블러 처리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며 "그래서 누군가 이미지를 조작했다고 확신했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SBS 출고를 담당하는 분이, 임의로 손 의원의 얼굴을 블러 처리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들은 이 기자는 페이스북 글을 급히 삭제했다는 것.

담당자는 "기자회견에서 본질적이지 않은 인물 같아서' 그랬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자는 이번 사태에대해 "더 신중해야겠다고 반성 많이 하고 있다. 다시 한번, 상처받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블러 처리가 최근 목포 부동산 매입 의혹 연속 보도로 손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는 SBS에서 의도적으로 벌인 일이라는 추측이 이어져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블러처리 당시의 캡처사진과 함께 'SBS의 좁아터진 마음'이라는 글이 게재돼 눈길을 끈다. 해당 영상 자체는 정상적으로 표출됐으나 썸네일에 블러처리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젊은 빙상인 연대’와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선 전명규 교수를 적극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손 의원이 개인적으로 (목포 투기 의혹 해명 등) 바쁜 와중에도 빙상 성폭력 고발에 힘써 주셨다"면서 감사를 전한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