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이 23일 목포에서 자신에 대한 오해를 밝히겠다면서 이 자리는 기자회견이 아닌 기자간담회라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의 사전적 의미는 '정답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 , '대화 모임' 등을 뜻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입을 대신해 질문할 기자들에게 손 의원은 묻고싶은게 많은 대상이지 서로 정답게 얘기를 나눌 상대는 아니다. 손 의원 스스로 중요한 발표, 빅카드는 없다고 분명히 했지만, 세간의 관심은 반전을 꾀할 발언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목포까지 내려온 수 십 명의 기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목포 투기 의혹을 받는 손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이해충돌을 지켰느냐는 문제다.
하지만 손 의원은 오늘 기자회견을 기자간담회라고 거듭 강조하며 용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20일 국회 정론관 탈당 기자회견 때도 손 의원은 기자들에게 "탈당이라는 표현 대신 당적을 내려놓는다"라고 적어달라 당부했다.
자신이 속해 있던 당을 스스로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탈당'임이 명백한데 굳이 '당적을 내려놓다'라는 표현을 제안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적은 '당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문서'를 말한다. 즉 자신을 둘러싼 오해가 풀리면 다시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문서상 당을 잠시 떠나있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반화된 프레임에 갇히기 보다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행보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려는 성향이 드러난 대목이다. 이런 자신감은 문화계 인사 청탁 지적에도 "내가 (문화계에) 영향력을 미쳤다면 그건 긍적적 영향력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손 의원은 '이니 시계, 김정숙 여사의 자개 손가방'이 자신과 관련있다는 일부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누가 만들었는지 모른다. 민족공계 나전칠기 비하로 가면 저 정말 못 참는다. 당신들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우리 전통을 좀 살펴라. 당신들의 근본이 어디에서 왔는지 좀 공부해라"라고 충고했다.
기자들을 불러놓고 자신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기자회견을 기자회견이라 부르지 못하고 기자간담회라 하고 싶은 이유 또한 자신의 목포 투자는 순수하기 때문에 기자들에게 이런저런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일 뿐 진실을 추궁당하는 분위기에 놓이고 싶지 않다는 반증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손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목포 구도심의 나전칠기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투기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할 예정이다. 그동안 손 의원은 논란이 된 부동산의 상당수가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소유로 박물관을 지을 부지라고 해명해왔다.
손 의원은 앞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들을 속이는 가짜뉴스 대신 라이브로 모든 질문에 제가 답하는 시간"이라며 "궁금한 모든 사안을 제게 직접 물어 달라. 온 국민이 지켜보는 방송에서 지켜봐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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