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금융 전문 리서치·컨설팅 업체 스펙트럼그룹의 표본조사 자료를 인용, 자산 100만달러 이상 부자의 평균 연령은 62세로 2014년 이후 거의 변화가 없지만 재산이 훨씬 더 많은 슈퍼리치들의 연령은 크게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조지 웰퍼 스펙트럼그룹 사장은 “거대한 부의 세대 이동이 일어나고 있고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자산 2500만달러 이상 부자의 수 역시 1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순자산 2500만달러 이상인 가구는 2008년 8만4000가구였지만 지금은 17만2000가구로 증가했다.
슈퍼리치들의 연령이 낮아진 것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벤처기업으로 성공한 자수성가형 기업가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의 창업 열풍과 벤처 캐피탈 투자 붐 덕분에 수많은 젊은 부자가 탄생했다. ‘전자담배 업계의 애플’로 블리는 벤처기업 줄의 창업자 아담 보웬과 제임스 먼시스는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이며, 금융 서비스업체 로빈훗을 창업해 억만장자가 된 블라디미르 테네브와 바이주 바트는 31세와 33세에 불과하다.
할아버지 세대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아 슈퍼리치가 된 사례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스펙트럼그룹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38세 이하인 부자 열 명 중 아홉 명이 상속을 받거나 가족들로부터 증여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미 연방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적인 35~54세 세대는 대부분 지난 10여년간 자산이 늘어나지 않았다”며 “평범한 가정의 가장 큰 재산인 주택 가격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크게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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