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차 과장 보너스 5100만원
연봉·성과급 합치면 1억 넘어
"삼성만큼 지급…인재유출 차단"
[ 고재연 기자 ]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SK하이닉스가 임직원들에게 월 기본급의 17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다.
2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진행한 노동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에서 연간 이익분배금(PS) 1000%, 특별기여금 500%, 생산성 격려금(PI) 상·하반기 각 100%를 지급하겠다고 제시했다. 월 기본급의 17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에는 1600%를 지급했다.
SK하이닉스 직원 연봉은 기본급과 업적금으로 나뉜다. 그 비율이 3 대 2다. 6000만원가량의 연봉을 받는 1년차 책임(과장)의 경우 월 기본급은 300만원 수준이다. 300만원에 1700%를 반영하면 5100만원의 ‘보너스’를 받는 것이다. 연봉과 성과급을 합하면 총 보수액이 1억1100만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사상 최대 규모 보너스를 받는 표면적인 이유는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라이벌인 삼성전자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반도체업계에서는 성과급 규모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야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다. 매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성과급 책정을 두고 ‘눈치작전’을 벌이는 이유다.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도 SK하이닉스 직원들과 같은 비율의 성과급을 받을 전망이다. 이름과 계산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뜯어보면 모두 비슷한 규모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매년 1월 말 지급하는 성과인센티브(OPI·옛 PS)는 연봉의 50%가 최대치다. 반도체 부문이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한 만큼 올 1월에도 연봉의 50%를 받을 확률이 높다. OPI와 같은 개념인 SK하이닉스의 초과이익분배금(PS)은 월 기본급의 1000%로 책정됐다. 이를 연봉 기준으로 환산하면 50%로, 삼성전자 직원들이 받을 수 있는 최대치와 같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사업부에 500%의 특별성과급과 상·하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옛 PI)을 각각 100% 지급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