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잘 싸웠다."
아시안컵 8강에서 일본과 맞붙은 '박항서호'가 석패하자 베트남 축구 팬들은 격려의 반응을 보냈다.
지난 24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8강에서 혈투 끝에 0-1로 석패했다.
베트남은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월드컵에서 보여준 태극전사들의 모습을 재연했다.
베트남은 객관적인 전력상 큰 차이를 보이는 일본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전에 페널티킥을 내줘 0-1로 밀렸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후반 막판 체력이 떨어져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며 끈질기게 일본 골문을 공략했다.
패배했음에도 베트남 현지 팬들이 이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내는 이유는 2007년 이후 12년 만에 아시안컵 8강에 진출시킨 '박항서 매직'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패배가 결정된 후 박 감독은 벤치에서 "내심 기적을 바랐는데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다"며 "우승은 조국인 대한민국이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베트남의 한 축구 팬은 "아쉽지만 강팀 일본과 이 정도 경기를 펼친 다는 것이 대단하다. 정말 잘 싸웠따"며 "박항서 감독 덕에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8강에 만족해했다.
경기 후 소셜미디어에는 박항서호를 격려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박 감독과 선수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썼고, 다른 누리꾼은 "박 감독과 선수들을 사랑한다"고 썼다.
'박항서호'에 보낸 국내 축구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49분부터 11시56분까지 방송한 베트남-일본전 시청률은 14.598%(유료가구)를 기록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인터넷 중계를 통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베트남-일본전을 본 국내 동시접속자 수는 52만 명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손흥민의 선발 출전 경기와 한국 대표팀의 A매치 경기 때나 볼 수 있는 숫자다.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동시접속자 수가 많아야 5만명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 축구 팬들이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축구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졌는지 가늠할 수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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