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지난달 인력 10% 감축
빅데이터·AI 등 신사업 모색
[ 김순신 기자 ]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는 시장 위축에 직격탄을 맞았다. 검찰 등 사정당국의 조사와 기소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고, 적자로 돌아서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업비트의 일부 임직원은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두나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송모씨 등 임직원 3명을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2017년 9월부터 11월까지 회원들의 거래 체결량과 주문 제출량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거래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전산시스템을 조작해 1491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빗썸도 지난해 중반 해킹 등으로 검찰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조사를 받았다.
가상화폐 가격이 떨어지고 거래가 급감하자 거래소들은 ‘군살빼기’에 나서고 있다. 빗썸은 이달 초 서울 광화문 고객센터를 패쇄했다. 빗썸 관계자는 “하루 거래량이 호황기였던 2017년에 비해 3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전사적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고객센터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빗썸은 지난달 희망퇴직을 받아 전체 인력의 10%가량인 30여 명을 감축했다. 가상화폐거래소 코빗도 지난 21일부터 희망퇴직 수요 조사를 하고 있다. 코빗 관계자는 “가상화폐거래소 매출이 10분의 1 토막 났다”며 “비용 절감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거래소들은 신사업을 육성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빗썸은 가상화폐 결제 서비스와 키오스크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위메프, 여기어때, 인터파크비즈마켓, KG이니시스 등 4개 업체와 제휴를 맺으며 가상화폐 결제 플랫폼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는 3년간 블록체인산업에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두나무는 블록체인 기술을 비롯한 빅데이터·인공지능(AI)·핀테크(금융기술) 등 첨단산업에 투자해 업비트와 시너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최재원 빗썸 대표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블록체인 연구개발(R&D)실, 기업간(B2B)사업실 등을 신설했다”며 “앞으로 가상화폐거래소가 블록체인에 기반한 새로운 회사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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